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윤창호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27)씨에게 법원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윤씨 유가족은 형량이 약하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 4단독 김동욱 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기소된 박씨 1심 선고 공판에서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김 판사는 “많은 양의 술을 마신 뒤 일행까지 태우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운전을 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며 “업무상 주의 위반 정도가 매우 중하고 그 결과도 중대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이전 공판에서 피고인 변호인 측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적용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김 판사는 이번 사고 직접적 원인은 ‘음주’라고 판단, ‘사고 원인은 사고 직전 동승자와 딴짓을 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박씨 변호인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 직후 윤씨 아버지는 “윤창호법은 적용되지 않지만 이 사건 판례가 국민적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6년이 선고된 것은 사법부가 국민 정서를 모르고 판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거기에는 미흡했다. 우리 창호가 눈을 감지 못하고 떠났는데 엄중한 판결이 나왔으면 면목이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박씨는 지난해 9월25일 새벽 혈중 알코올 농도 0.181% 상태에서 BMW 차량을 몰다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 횡단보도에 서있던 윤씨와 친구 배모(21)씨를 치었다. 윤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사고 40여일 만인 지난해 11월9일 끝내 숨졌다.
앞선 공판에서 검찰은 박씨에게 “반성하지 않는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번 사고로 음주 상태에서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키로 한 일명 ‘윤창호법’이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박씨에게는 소급적용되지 않았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