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호감을 가지고 만났지만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
“3개월 전부터 호감을 갖고 만났던 것으로 확인된다.”
열애설의 주인공이 된 그룹 아이콘의 멤버 송윤형과 모모랜드 멤버 데이지가 소문에 대해 상반되는 입장을 내놨다. “호감을 갖고 만나고 있다”며 에둘러 교제 사실을 인정한 데이지 측과 달리, 송윤형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예전만큼은 아니라도 해도, 아이돌의 공개 연애는 여전히 달갑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팬들이 떠날 것을 우려해서다. 여성 팬이 많은 남성 아이돌 그룹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오락 산업의 주 소비층인 여성 팬의 이탈은 팀 활동에 타격을 준다. 대중의 관심이 ‘연예 활동’에서 ‘연애 활동’으로 옮겨진다는 점 역시 공개 연애의 핸디캡이다. 연애를 인정하는 것이 사생활에 대한 왈가왈부를 허락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다.
열애설을 맞닥뜨린 기획사가 초기 입장을 번복하는 사례가 종종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속 배우의 열애설을 부인했다가 파파라치 사진이 공개되자 뒤늦게 교제 사실을 인정한 어느 연예 기획사는, “여배우이기에 더욱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고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작품에 피해가 될까 하는 우려로 조심스러웠”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 고충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리스크 대응이 허술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진 못하다. 열애설의 주인공은 한 순간에 ‘거짓말쟁이’가 됐다. 지난해 가수 현아와 이던의 열애설로 시끄러웠던 큐브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아티스트와 커뮤니케이션 오류”라며 처음 낸 입장을 번복한 것이 내부 소통의 부재를 인정한 꼴이 됐다.
다시 송윤형과 데이지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아이콘과 모모랜드 모두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내달 컴백을 앞둔 모모랜드로선 이런 이슈가 반가울 리 만무하다. 아이콘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는 상황이 더욱 안 좋다.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최악의 리스크 대응을 보여준 회사다.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한 때 이사로 있었던 클럽 버닝썬이 논란이 되면서다. YG엔터테인먼트는 폭행 사건이 클럽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 클럽 내 마약과 성범죄 횡행 의혹으로 커지고 나서야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입을 통해 입장을 내놨다. 당사자가 뒤로 빠진 ‘대리 사과’와 핵심 의혹을 빗겨간 어설픈 해명은 더 큰 비난 여론을 불러왔다.
같은 상황을 두고 당사자가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누군가 오해를 하고 있거나 사실을 감추고 있는 셈이다. 그 사이, 당사자의 괴로움이나 팬들이 받을 상처는 커진다. 호미로도 막을 수 있던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오는 건 아닐까. 양 측의 추가 입장 발표 여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