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달째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여야는 ‘김태우 폭로’ 의혹 특별검사 도입, 손혜원 의원 부동산 투기 국정조사, ‘5.18 망언’ 등의 사태를 겪으며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국회는 올해 본회의 한번 소집하지 못했습니다.
민생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유치원 3법’ ‘임세원법’ 등 민생입법 과제는 논의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여야는 늦어도 18일에는 입시국회를 개회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 및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물 건너간 상태입니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 선택근로제 확대 조정 문제, 선거제 개혁 논의도 ‘올스톱’ 됐습니다.
오히려 국회의원들은 각종 논란으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이라는 허위사실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극우인사 지만원씨를 민의의 전당인 신성한 국회로 불러들였습니다. 김순례 한국당 의원은 “종북좌파가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결국 분노한 광주 시민들은 지난 13일 상경투쟁을 하기도 했죠.
이처럼 민심은 악화되는데, 의원들의 국회 정상화 의지는 그리 크지 않은 듯 합니다. 홍영표, 나경원, 김관영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지만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한국당은 일단 민주당이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과 관련해 국정조사만 수용하면 국회의원 이해충돌조사위원회 설치에 합의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현안이 있다며 국회를 조건 없이 정상화해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그러나 협상은 1시간도 채 안 돼 결렬됐죠.
문희상 국회의장은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국회를 열어놓고 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민이 국회를 심판하는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고 발언한 적 있습니다. 문 의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재차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윤창호법, 김용균법을 통과시켰다. 국민의 죽음, 국민의 희생이 있고 나서야 만들어진 법이라는 점에서 의장으로서 매우 부끄러웠다”며 고개를 숙였죠.
국회는 ‘입법기관’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합니다.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국회의원의 역할이죠. 그런데 이들은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월급과 설 명절 휴가비는 받아 챙겼습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회의원들은 명절 휴가비로 397만9200원을 받았습니다. “하는 일 없이 혈세만 축낸다” 국회의원들을 비판할 때 하는 말인데요. 갈수록 더 설득력 있게 들리는 건 쿡기자 만의 생각일까요.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