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청문회에서 폭탄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코언의 청문회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며, 2차 북미정상회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언은 정상회담이 열린 27일(현지시간)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에 나가 공개로 증언했다. 코언이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한 증언은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주는 해킹 이메일 공개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발언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노 스타에게 불법적 입막음용 돈을 지불했다며 자신이 여배우 2명에게 지급한 입막음용 자금 13만 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11개 수표로 돌려받았다고 증언했다. 그가 대선기간에도 사적 이익을 위해 트럼프타워 개발을 추진했다고도 폭로했다.
이에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이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연설을 통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코언 청문회를 제치기 위해 북한에 굴복한다면 그것은 정말 믿을 수 없으며 심지어 한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철야로 코언의 증언 중계방송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내정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과의 협상에서 성과 낸 것을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분야에서 ‘작은 성과’라도 거두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코언 사태’를 의식하는 분위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만남을 불과 2시간 앞두고 코언을 맹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전날 “코언은 수감 기간을 줄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불행히도 그는 나를 대리하는 많은 변호사 중 한 명에 불과하다. 그는 거짓말과 사기 혐의로 연방대법원에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비난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코언을 겨냥했다”며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있지만 코언 때문에 집중이 안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과 회담하는 중에도 대통령 머릿속에는 미국 정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