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워준 건 우리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노래 운동가’ 정태춘은 자신의 지난날을 이렇게 회고했다.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의 모순과 저항을 온 몸으로 노래한 그는 “역사적인 상황에서 나도 깨어나고 변화했다”고 돌아봤다.
정태춘은 7일 오전 서울 퇴계로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1990년 발매한 ‘아, 대한민국’이 그의 음악인생 변곡점인 것 같다는 말에 “그렇다. 내겐 중요한 변곡점이었고, 그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그 시대를 지나왔던 사람들이 함께 체험했듯, 군사 독재나 광주 항쟁, 시민들의 저항 같은 것들이 내게도 영향을 줬다”면서 “그런 역사적인 상황에서 나도 깨어나고 변화하면서 비로소 어른이 됐다고 할까, 시인이 됐다”고 말했다.
‘아, 대한민국’을 만든 건 자신 안의 분노였다고도 했다. 정태춘은 “아무것도 고민할 필요 없이, 내 속에서 솔직하게 나오는 나의 분노, 그런 것들을 음반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자리에 동석한 가수 박은옥은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서울대학교 졸업 축사를 들으며 정태춘을 떠올렸다고 했다. “분노와 불평이 뭔가를 바꿔나가는 동력이 됐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정태춘 생각이 났다”고 거들었다.
이들 부부는 올해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공연, 음반, 전시, 학술, 출판 등 지난 40년간 이뤄낸 예술적 성취와 사회적 의미를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다음달 13일 제주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15개 도시에서 공연하며 프로젝트의 서막을 연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