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를 영입한 LA 레이커스의 '명가 재건'은 실패로 끝나 보인다.
LA 레이커스는 총 16회 우승을 차지한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명문팀이다. 하지만 2012~2013시즌 이후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팀의 레전드인 코비 브라이언트가 은퇴한 이후에는 리빌딩에 힘써왔다.
레이커스는 올 시즌 상위권 도약을 위해 팀의 기조를 갈아엎었다. 지난해 7월 FA(자유 계약) 신분인 르브론 제임스를 영입하며 단숨에 서부 컨퍼런스 다크호스로 올랐다. 라존 론도, 랜스 스티븐슨, 자바일 맥기 등 베테랑 선수들도 영입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시즌 초반 레이커스는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아 주춤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한 때 서부 컨퍼런스 4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6년 만의 플레이오프가 눈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5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경기에서 제임스가 부상을 당하면서 순위는 곤두박질쳤다. 팀의 중심이 빠지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제임스가 없던 17경기 동안 6승11패를 기록했고 팀은 8위와 2경기 차인 서부 컨퍼런스 9위까지 밀렸다.
지난달 1일 제임스가 복귀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레이커스의 부진은 이어졌다. 제임스가 복귀한 후 4승10패로 순위는 11위까지 떨어졌다.
최근 부진의 이유로는 저하된 팀 분위기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적 시장 마감 전 제임스는 리그 최고의 빅맨인 앤써니 데이비스(뉴올리언스)와 함께 뛰고 싶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당시 데이비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해야 했기에 기존 선수들의 이탈이 불가피했다. 트레이드는 실패로 돌아갔고 제임스는 팀원들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의 경기 태도 논란도 입방아에 올랐다.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수비 공헌도가 문제다.
지난 5일 LA 클리퍼스전에서 스위치 수비를 하던 도중 제임스가 같은 팀인 카일 쿠즈마와 부딪히면서 상대 선수인 다닐로 갈리날리를 놓쳤다. 갈리날리 슛을 시도하려하자 쿠즈마는 멍하니 있던 제임스를 밀쳐 수비를 하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공을 잡지 않고 하프코트를 넘어가다가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레이커스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반등할 기회마저 놓쳤다. 쿠즈마, 브랜든 잉그램, 론조 볼 등 레이커스의 영건들이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향후 일정도 만만치 않다. 10일 보스턴 셀틱스전 이후 동부 원정을 떠난다. 이 기간 토론토 랩터스, 밀워키 벅스 등 상위권 팀을 만난다. 현재 11위인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걸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7일 덴버 너깃츠전에서 31득점을 올리며 NBA 통산 득점 4위에 오른 제임스지만 13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과연 제임스가 위기에 빠진 레이커스와 함께 웃을 수 있을까.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