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현대모비스에 제기한 배당 확대 요구에 대해 “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으로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달 12일 “두 회사는 최근 3년간 영업실적이 부진했으며 주주가치 환원율 및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하락하고 있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급격하고 단기적인 주주환원 정책보다는 장기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이 우선”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기관은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 신규 후보로 추천한 로버트 앨런 크루즈 카르마오토모티브(Karma Automotive) 최고기술경영자(CTO)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 측은 “로버트 앨런 후보가 재직하고 있는 카르마 오토모티브는 현대모비스의 고객사”라면서 “사외이사로서 독립성 요건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서스틴베스트는 엘리엇이 추천한 나머지 후보들에 대해서는 결격사유가 없다고 보고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신규선임 후보를 추천하고 현대차에 총 5조8000억원, 현대모비스에는 총 2조5000억원의 배당을 각각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지난달 26일 전달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와 관련해 배당 확대 규모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잇달아 내놨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업 불황으로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다”며 향후 배당 지급 여력 축소를 고려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이날 향후 연구개발(R&D)이나 자본요건 충족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엘리엇의 배당 제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 역시 현대차 이사회가 제시한 보통주 1주당 3천원 배당안에 동의하면서 엘리엇의 요구에는 반대표를 던지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