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 질 높인다

‘회복탄력성’,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 질 높인다

기사승인 2019-03-25 10:18:54

최근 업무수행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조직적으로 요구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감정노동’이 늘어나면서, 감정노동으로 인한 우울, 불안스트레스 등의 정신건강문제를 겪는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안산시정신건강복지센터와 고려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 연구팀은 안산시감정노동자 실태조사 연구를 통해 회복탄력성이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19세 이상 성인으로 판매, 서비스직 등 대면서비스를 하는 감정노동자 489명을 대상으로 우울, 불안, 스트레스, 자살사고 등의 전반적인 정신건강위험도 평가와 더불어, 개인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노동조건 및 감정노동 수행 정도와 관련하여 응답자의 3분의 2가 고객응대에 있어 과다하고 부당한 요구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다고 호소했다. 또 고객 응대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지지체계나 보호체계가 없어 조직 차원의 관리나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은 ‘조직이 감정노동자의 업무를 감시하며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느낀다’고 응답했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마음의 손상이 크며 감정이 회복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스트레스와 관련하여 남성의 11.1%, 여성의 17.1%가 스트레스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우울감과 관련해 전체 응답 중 44.1%가 우울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여 일반 인구에서의 우울증 유병률(5~6%)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불안감과 관련하여 전체 응답자 중 35.5%가 불안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전체 응답자 중 18.2%가 자살 고위험군으로 집계됐다.

정신건강문제와 상관분석에서 직무스트레스와 감정노동은 대부분의 하위요인에서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무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과는 반비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복탄력성은 역경과 좌절에 굴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항해 스스로를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조사 결과에서 일반적으로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감정노동 중 나타나는 고객응대의 과부하, 감정의 손상, 조직의 모니터링 및 관리체계 등으로 인한 문제와 우울, 불안, 자살, 스트레스 등의 정신건강문제를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회복탄력성의 대인관계능력, 긍정성이 높을수록 직무스트레스를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사람을 잘 사귀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감정노동자일수록 직무 중 스트레스 상황을 비교적 잘 극복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윤호경 교수는 “감정노동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주는 제도의 개혁이나 적절한 보호체계 마련과 같은 회사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며, 조직 차원에서 소속원의 회복탄력성을 증진시켜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는 교육 및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본 연구팀도 이번 결과를 토대로 감정노동자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감정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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