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 동영상’으로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다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틱톡 스포트라이트’라는 이름의 오디션을 진행해 신인 뮤지션 발굴에 나선다.

‘틱톡 스포트라이트’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열리는 뮤지션 발굴 프로그램이다. 15초 동영상 플랫폼으로 이름을 알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틱톡이 국내 대형 기획사 및 유통사와 협업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뮤지션들은 15초~1분짜리 미완성 음악 영상을 올려 오디션에 참여할 수 있다.

오디션은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오는 4월 5일부터 두 달간 뮤지션들의 참여가 이뤄지며, 1차 예선에서 틱톡 이용자들이 재생산한 영상 수와 조회수, 공유 횟수 등을 기반으로 200곡을 선발한다. 2차 예선 때는 음원 플랫폼 멜론 내의 ‘틱톡 플레이리스트’ 이용 빈도와 틱톡 이용자들의 선호도를 합산해 50곡을 추리며, 마지막 3차 예선에선 전문가 12명의 심사, 틱톡 이용자들의 선호도 바탕으로 최종 10팀을 선발한다.

최종 선발된 10팀은 음악 제작 예산을 받을 수 있다. 1위에겐 2000만원 상당의 제작비가 주어지고, 2~5위는 1000만원, 6~10위는 800만원을 받는다. 틱톡에 따르면 음악의 완성도에 따라 유명 프로듀서·아티스트와의 공동 작업 기회, 메이저 레이블을 통한 데뷔 기회도 주어진다. 

배정현 틱톡 한국 사업개발 총괄이사는 28일 오전 서울 청계천로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틱톡 스포트라이트’ 제작발표회에서 “음악 부문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나 대장, 옐언니, 소나 등 동영상 부문 크리에이터(틱톡커)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음악 부문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배 이사는 “틱톡은 영상 제작의 장벽을 낮춰왔다. 이런 노하우를 음반에 접목하면, 뮤지션과 이용자가 상호 작용하는 보다 진화한 방식의 오디션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가수 윤도현 윤민수 다이나믹듀오 거미 김준수 등 12명의 음악 전문가가 ‘멘토’로 나서 참가자들의 음악을 심사한다. Mnet ‘슈퍼스타K 2016’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거미는 “그동안 대부분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심사위원의 주도 아래 이뤄졌는데, ‘틱톡 스포트라이트’는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알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음악이 탄생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준수는 “곡 하나가 주목받기까지 많은 과정이 필요한데 틱톡이 그 벽을 허물어줄 거 같다”면서 “참신함, 창의성, 임팩트를 중심으로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나믹듀오는 ‘15초 동영상’이 특히 힙합 음악에게 유리하다면서 래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15초 안에 캐치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구절이 나오면, 그 노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 것”(개코)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짧은 동영상이 음악의 소비를 가볍게 만들어 수명을 단축시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윤도현은 “영상 길이로 음악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민수는 “15초를 모티브로 만들어지는 음악이 어떤 것일지, 그 매력을 찾아보고 싶다”며 “참가자들이 K뮤직의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소울을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