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부동산금융 전성시대, 건설과 증권 콜라보

[알기쉬운 경제]부동산금융 전성시대, 건설과 증권 콜라보

기사승인 2019-03-29 04:00:00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IB(기업금융) 비중이 커지면서 부동산금융 사업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업계에서는 부동산금융 전문가들을 배치시켜 IB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부동산금융과 관련한 사업은 투자업계에서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입니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 손정락 연구위원은 '부동산 PF 시장 내 증권사 경쟁구도가 재편'되고 있다는 리포트를 통해 부동산개발사업 자금조달에서 증권사의 역할이 확대되는 형태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그 방식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시공사 역시 기존의 지급보증 방식을 통한 자금조달의 경우 리스크가 크기에 증권사를 통한 PF 유동화증권 발행, 대출채권 매입확약 등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습니다. PF란 돈을 빌리는 사업자의 신용도와는 관계없이 그 사업자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로부터 나올 현금과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법입니다. 

게다가 PF사업을 넘어 최근에는 오피스 임대사업 및 대출채권 등에 간접투자 방식(사모펀드)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펀드 투자자들을 직접 건물주가 되지 않고서도 일정 부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액으로 부동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일부 증권사가 신탁업 허가까지 맡으면서 부동산 영역을 보다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대신증권의 모기업 대신금융그룹은 종합디벨로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자금조달의 선진화, 증권과 건설의 결합…상호 이해관계 맞아= 증권사들이 아파트 신축을 비롯한 부동산 산업의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가 보증한 PF 유동화증권 신규 발행금액은 11조6509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전년 대비 44.3% 증가한 액수입니다. PF유동화증권은 아파트 신축 등 부동산 사업과 관련한 대출채권을 증권화한 상품입니다. 

그만큼 부동산을 통한 증권사들의 수익 및 의존도가 커져가고 있는 것을 방증합니다. 실제 최근 대형 증권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부동산금융과 관련한 인력 비중을 넓히고 있습니다. 리딩투자증권은 IB부문내에 프로젝트금융실을 신설하고, 프로젝트금융실장(전무급)엔 구창욱 전 흥국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이 영입했습니다. 토러스투자증권도 IB전문가인 신정호 전 메리츠종금증권 IB사업본부장을 새 대표로 내정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하나금융투자 ‘부동산 솔루션실’ 임직원들을 대거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금융 사업은 리스크는 크지만 그만큼 수익이 높다는 것이 증권사들이 참여하는 이유라고 보면 됩니다. 게다가 단순한 위탁매매나 PI(자기자본투자)를 통한 영업방식은 이제 한계에 직면해서입니다.

시공사들 역시 기존에 시행사 대신에 시공사가 신용을 보증해주는 지급보증 방식을 탈피하기 위해 증권사와 함께 협업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실제 시공사가 부동산 분양 사업에 PF에 나섰다가 법정관리까지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입니다. 

대표적으로 시공능력 평가순위 38위였던 극동건설이 지난 2012년 단기차입금과 미분양, PF 지급보증 문제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 절차가 들어갔습니다. 삼부토건 역시 진흥기업이나 LIG건설처럼 부동산시장 장기침체에 따른 PF대출 부실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동일토건도 지방과 해외 사업장에서의 미분양과 미입주 문제로 자금난을 겪다 2010년 워크아웃 신청을 한 바 있습니다.

PF를 통한 자금조달도 선진화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PF 참여형태는 ▲유동화증권 발행 및 매입보장 ▲대출채권 매입확약 ▲단기자금 대여 ▲사모사채 인수확약 등이 있습니다. 시공사의 신용을 담보로 한 지급보증 형태와 비교하면 리스크가 적다는 평입니다. 게다가 펀드(집합투자증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NH투자증권은 나인원한남으로 불리는 서울 한남동 외국인아파트 부지(나인원 한남) 개발사업의 브릿지론에 투자한 펀드 상품에 투자자들을 성공적으로 모집했습니다.

◇ 부동산간접투자 금융상품 선보여, 펀드 외 리츠까지= 부동산투자의 기대감은 매매, 분양 단지 청약 등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71조30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부동산펀드의 비중도 갈수록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는 증시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동산펀드는 변동성이 심한 주식형과 달리 사전에 구조를 다 짜고 리스크 방안과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에 안정적 운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부동산펀드는 국내외 증시 충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실물 자산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고전하더라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또한 리츠(REITs)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리츠란 여러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운용수익과 매각수익을 얻은 뒤 이를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를 의미합니다. 미래에셋대우는 공모리츠금융팀을 이미 갖추고 있으며 리츠사업 활성화를 위해 물꼬를 터고 있는 중입니다.

◇ 디벨로퍼로서 움직임, 대신금융그룹 행보 귀추= 올해 일부 증권사들은 자회사를 통해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허가받았습니다. 신영자산신탁(이하 가칭),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등이 이달 신탁업 예비인가를 받아 부동산금융투자 사업에 보폭을 넓히게 됐습니다. 

이 가운데 주목해야 할 곳은 대신금융그룹입니다. 대신금융그룹은 국내 금융투자업계 가운데 부동산시행사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유일한 기업입니다. 대신금융그룹 계열 대신F&I, 디에이치씨개발은 각각 나인원한남 임대분양과 춘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시행 역할을 맡은 바 있습니다. 

여기에 예비인가 확정으로 부동산신탁업까지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습니다. 이에 따라 디벨로퍼로서 기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부동산신탁이란 부동산 소유자가 소유권을 특정 운용사에 맡겨 부동산을 효과적으로 개발 관리해 수수료를 취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부동산 소유자의 경험과 자금이 보족 등으로 재산 관리나 활용이 제한되는 경우 주로 활용됩니다.

실제 국내에서 자금운용과 시행까지 동시에 하고 있는 종합부동산업체는 엠디엠입니다. 문주현 회장의 엠디엠은 자회사 한국자산신탁과 한국자산운용을 통해 자금관리 및 조달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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