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듀오 볼빨간 사춘기는 신곡 ‘나만 봄’의 뮤직비디오에서 큐피드 요정이 된다. 좋아하는 남자를 향해 연신 화살을 날리는데,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엉뚱한 여자와 데이트를 즐긴다. “봄이 지나갈 때까지 다른 사람 다 사라져라”고 노래하는 안지영의 목소리엔 귀여운 심술이 묻어난다. 볼빨간 사춘기는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이 나만 바라보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노래 제목을 ‘나만 봄’이라고 지었다.
볼빨간 사춘기의 새 미니음반 ‘사춘기집1 꽃기운’이 2일 오후 6시 공개된다. ‘나만 봄’을 포함해 모두 5곡이 실린 음반이다. 지난해 ‘레드 다이어리’(Red Diary) 시리즈 음반으로 사춘기 감성을 노래했던 볼빨간 사춘기는 봄을 테마로 한 노래들로 첫 ‘사춘기집’을 채웠다. 그동안의 음반과 마찬가지로 멤버 안지영과 우지윤이 모든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선릉로 일지아트홀에서 컴백 기념 공연을 연 볼빨간 사춘기는 “음반 제목부터 사진까지 대놓고 봄을 저격하는 음반”이라며 웃었다. 음반 제목에 들어간 ‘꽃기운’은 사춘기에 솟아나는 기운을 뜻한다. 사춘기 시절 느낄만한 설익은 설렘이 음반 곳곳에 묻어난다.
타이틀곡은 ‘나만 봄’, ‘별 보러 갈래?’, ‘머메이드’(Mermaid)로 모두 세 곡이다. 안지영은 “욕심을 많이 부려서, 또 좋은 곡이 많이 나와서 타이틀곡이 많아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볼빨간 사춘기는 팝과 발라드를 오가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CF 음악을 다시 편곡한 ‘나들이 갈까’, 안지영이 미국 여행 중 느낀 외로움을 담은 ‘시애틀 얼론’(Seattle Alone)도 만나볼 수 있다.
볼빨간 사춘기는 만인이 인정하는 음원 강자다. 2016년 낸 ‘우주를 줄게’가 입소문을 타 인기를 얻은 뒤, 발매하는 곡마다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어왔다. 이지 리스닝 계열의 음악과 안지영의 독특한 보컬로 대중성과 개성을 동시에 잡은 것이 이들의 인기 비결이다. 다만 디스코그래피가 쌓일수록 전형성이 읽힌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안지영은 “지난 음반엔 밴드 사운드를 넣어서 새로움을 찾으려고 했는데, 이번엔 일렉트로니카를 시도해봤다”며 “특히 ‘시애틀 얼론’이 기존 우리 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노래”라고 귀띔했다.
우지윤은 “(음원 순위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이젠 그런 부담도 즐겨야 할 때”라며 “봄 하면 떠오르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음반부터는 음악 방송이나 공연 무대를 벗어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팬들과 만날 계획이다. 우지윤은 “이미 녹화를 마친 프로그램도 있다”며 “많은 곳에서 불러주신다면 우리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