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취업 안 된다고 고생하지 마세요, 핀란드는 대학·정부·기업이 협력한 ‘에코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술·서비스 혁신으로 어느 때보다 시장에 활기가 넘치고 있죠. 핀란드가 한국의 인재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주한핀란드무역대표부 김윤미 대표는 1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 중인 ‘제1회 핀란드 데이’에서 ‘탈랜트 부스트’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핀란드 현지 취업과 스타트업 창업, 이민을 돕는 플랫폼이다.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다수의 참관객들은 김 대표의 강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김 대표는 “핀란드는 국민 1인당 과학자수가 1위인 곳으로, 기술자 등 이공계 인력이 대우받는 나라”라며 “현재 핀란드는 ‘탈렌트 부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그래머, 조선해양, 헬스, 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의 인재들을 모집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김 대표는 “채용자의 자녀와 배우자 등 가족들의 정착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재 핀란드는 ‘4차 산업혁명’에 더욱 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전 산업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범정부 차원의 지원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기를 띠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전 국토가 ‘테스트 베드’(시험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 자율주행 테스트를 위한 여러 인프라가 구비돼 있고 자율주행선박도 등장한 상태다.
핀란드는 이런 혁신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재들을 흡수하고 있다. 인구는 500만명에 불과하지만 유럽의 ‘허브국가’(중심기지)로 빠르게 발돋움하고 있는 이유다. 각종 규제와 이익집단 간의 이해관계로 발목이 잡힌 한국의 ‘4차 산업’과 확연히 대비되는 대목이다. 우수한 한국의 인력들은 계속되는 고용난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단순 인재 채용 박람회를 넘어 양국 간 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탈런트 부스트’가 될 것”이라면서 “오는 5월 글로벌일자리대전 2019, 이후 해양플랜트 박람회, 유학이민 박람회, 제약바이오 콘퍼런스, 게임 콘퍼런스 등의 행사에서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상대로 취업 및 창업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핀란드의 글로벌 채용은 ‘인재 유출’이 아니라고 김 대표는 힘줘 말했다. 그는 “핀란드는 높은 수준의 청렴도·기업문화·성평등·생산성 등을 자랑하는 나라”라며 “핀란드에 진출한 한국의 인력들이 다양한 글로벌 문화를 접하고 돌아온다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뿐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핀란드 데이’는 주한 핀란드 무역대표부가 핀란드를 보고 느끼는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지난 11일 DDP ‘알림 2관’에서 막을 올렸고 오는 13일까지 진행된다.
행사에서는 핀란드의 교육, 디자인, 음식, 여행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핀란드 가구업체 ‘아르텍’, 디자인 브랜드 이딸라와 요한나 글릭센 등 약 15개의 핀란드 업체가 참여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