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와 ‘톱 듀오/그룹’ 부문을 수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BTS 현상’의 실체가 온전히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탄소년단은 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MGM Grand Garden Arena)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2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미국 싱어송라이터 할시와 함께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로 무대를 꾸몄다. 시상식의 진행을 맡은 가수 켈리 클락슨은 방탄소년단을 “슈퍼 그룹”이라고 소개하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스트리밍 기록을 격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 소셜 아티스트’는 ‘소셜 50’ 차트를 기반으로 후보를 뽑고 팬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이 상을 처음 탄 후로 지금까지 3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올해 처음 수상한 ‘톱 듀오/그룹’은 본상 격으로,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이 부문에서 수상했다.
리더 RM은 ‘톱 듀오/그룹’ 수상 뒤 “쌩큐 아미!”라고 외쳤다. 그는 “아직도 우리가 많은 훌륭한 아티스트와 함께 이 자리에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공유한 작고 사소한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BTS와 아미 파워도 대단하다”면서 “하지만 우린 6년 전과 같은 소년들이다. 같은 꿈을 꾸고 생각을 갖고 있다. 계속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자. 사랑한다”고 말했다.
엠넷 생중계에서 해설을 맡은 강명석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톱 듀오/그룹 부문을) 수상했기 때문에 더욱 편하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전제하며 “방탄소년단은 수상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많은 걸 바꾸고 보여준 팀”이라고 평했다. “방탄소년단이 바꿔놓은 음악 시장 지형을 이제 빌보드가 따라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NBC ‘새러데이 나잇 라이브’(Saturday Night Live)로 신곡 활동을 시작한 것을 두고 “이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미국 음악시장의 핵심에 접근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방탄소년단은 미국에 강제 진출 당해 최근 현지에서 프로모션을 하는 상황인데, 그들의 방식과 태도를 고수하면서 이 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음악 시장에 큰 메시지를 던진다”고 했다.
미국 시애틀에서 활동하며 ‘BTS The Review’를 펴낸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자신의 SNS에 “한국 대중음악이 케이팝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로 뻗어나간 이래 미국 팝의 주류시장 중심부에서 그 성과를 공인받은 역사적인 순간이다. 한국 그룹이 한국어로 된 음악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새로운 전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적었다.
김 평론가는 이어 “또 하나 의미 있는 것은, 그동안 소위 미국 내에서의 ‘BTS 현상’이 탑 소셜 미디어상 등으로 이미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SNS의 인기 정도로 현지의 열기나 반응을 과소평가하는 면도 없지 않았는데, 빌보드의 주요 부문의 수상으로 그 실체가 온전히 확인됐다”고 이번 수상의 의미를 짚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