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간 치열한 ‘초저가’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이번엔 소고기를 두고 한판승을 벌인다.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할인율을 선보이며 민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살’을 깎더라도 고객들의 발길을 매장으로 이끌어내겠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다. 마트업계는 현재 온라인 할인점의 공세에서 규제, 불황 등 고난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15일까지 한우 등심, 국거리, 불고기 등 행사상품을 최대 40% 저렴하게 판매하는 ‘93한우’ 행사를 진행 중이다. ‘93한우’란 이마트가 주요 한우 공판장에서 매매참가인 번호 93번을 달고 직접 경매에서 낙찰 받은 한우를 의미한다. 자사 바이어가 직접 한우 경매에 참여해 가격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1993년은 이마트가 첫 점포를 연 해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매년 판매하는 한우의 약 20%를 이런 방식으로 매입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11년부터 국내 최대 한우 공판장인 농협 음성 축산물공판장에서 유통업계 최초로 직접 경매에 참여한바 있다. 2013년에는 농협 부천 축산물공판장에서도 매매참가인 자격을 획득했다.
총 한우 200마리, 40톤 규모의 물량을 마련했다. 대표 품목으로 한우 등심 1등급과 1+등급(정상가 100g당 8500원, 9800원)을 신세계 포인트 적립 시 5950원과 6860원. 추가 행사 카드 결제 시 5100원과 5880원에 선보인다. 한우 국거리, 불고기 1등급과 1+등급도 신세계 포인트 적립 시 3500원과 3850원. 추가 행사 카드 결제 시 3000원과 3300원에 판매한다.
이에 롯데마트는 미국산 프리미엄 소고기를 꺼내들어 대대적 반격을 벌이는 중이다. 롯데마트 역시 오는 15일까지 미국 농무부로부터 CAB 인증을 받은 소고기 100톤을 최대 35%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 CAB란이란 CAB(Certified Angus Beef)의 약자로 미국 농무부 (USDA)에서 인증한 앵거스 품종의 고급육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부위인 ‘CAB 척아이롤’, ‘CAB 부챗살’ 100g을 각각 1690원과 2120원에 판매한다. 이 외에도 안심, 등심 등 다양한 미국산 소고기를 선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미국산 소고기의 현지시세는 전년 대비 5%가량 상승했으나, 사전 비축물량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업계가 초저가 상품으로 ‘소고기’를 내건 이유는 그만큼 ‘집객’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4월 ‘극한한우’ 행사에서 1등급 한우를 부위별로 100g당 4000원대에 선보였다. 준비 물량을 모두 완판하며 매출 55억원을 달성하는 효과를 거뒀다. 판매 이익은 둘째 치더라도, 매장에 사람들이 몰리는 ‘집객’ 효과가 상당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수익보다도 고객의 발길을 매장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는 것이 주안점"이라면서 “대형마트가 온라인 할인몰과 편의점에 치이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온라인몰의 경쟁도 치열한 만큼, 마트업계 역시 한우 '초저가' 행사 등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라고 진단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