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해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총장은 16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에서 진행되는 수사권 조정 논의를 보며 검찰은 반성과 각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며 “일부 중요사건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억울함을 호소한 국민들을 제대로 돕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경찰에 ‘통제 받지 않는 권한’을 확대시켜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총장은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형사사법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적 원칙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 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되어서는 안된다”며 “(수사권 조정안은) 형사사법체계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총장은 자체 개혁안을 제시했다. 문 총장은 “검찰부터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다. 검찰의 직접 수사 총량을 대폭 축소하겠다”면서 “(특별수사부가 아니라) 형사부와 공판부 중심으로 검찰 조직을 운영하겠다. 검찰 조직이 가진 것 중 독점적인 것, 전권적인 것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일에도 문 총장은 패스트트랙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경찰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수사권 조정안에 담긴 검찰의 경찰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 종결권을 주는 내용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