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되자마자 폐기되자 환자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보건복지위원회 안규백 의원은 수술실 CCTV 의무화를 골자로 한 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그런데 이튿날인 15일 공동발의자인 김진표, 이용주, 이동섭, 주승용, 송기헌 의원 등 5명의 국회의원이 돌연 발의를 철회했기 때문.
해당 의원들은 철회 이유로 ‘국회의원 본인과 상의없이 보좌관이 서명했다, ’전문적 지식이 없어 검토가 필요하다‘, ’의사의 항의가 있었다‘ 등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환자단체는 반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7일 국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술실CCTV 설치 법안을 폐기시킨 국회의원을 규탄하며 신속한 재발의를 촉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었다.
환연은 “입법권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국회의원이 법률개정안을 검토도 하지 않고 공동발의하는 것은 문제다. 이미 공동발의한 법률개정안을 발의 하루 만에 철회하는 것도 문제”라며 “이름을 먼저 빼려고 경쟁하듯 공동발의자 10명 중 5명이 앞 다투어 철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누구를 위한 국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환연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00일 동안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며 수술실CCTV 설치 법제화를 촉구해왔다.
이들은 수술실 CCTV관련 논의에 소극적인 의사단체도 규탄했다. 환연은 “대한의사협회는 수술실 환자 안전과 인권 보호,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에는 동의하나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할 뿐 만 아니라 대화와 토론의 자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며 대한의사협회에 수술실 CCTV 설치 관련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와 토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환연은 “보건복지부는 상반기 중에 CCTV 설치 등을 포함한 수술실 안전대책 발표 약속 이행하라”며 “국회에서도 신속히 CCTV를 활용한 수술실 안전과 인권 보호,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 방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