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 재조사 권고 않는다? 다수 의견 묵살” 진상조사단 ‘내홍’

“장자연 사건 재조사 권고 않는다? 다수 의견 묵살” 진상조사단 ‘내홍’

기사승인 2019-05-21 15:13:41

‘고(故) 장자연 사건’을 재조사 권고 않기로 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발표의 후폭풍이 거세다.

과거사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 관계자들은 과거사위 결정이 다수 의견을 묵살한 채, 소수 검사 의견에 치우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외부 위원 4명과 내부 단원인 검사 2명으로 이뤄져 있다.

진상조사단 총괄팀장인 김영희 변호사는 과거사위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너무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상조사단은 독립성과 공정성이 우선되기 때문에 외부 단원이 중심이고 내부단원이라고 하는 검사들은 보조적 역할에 불과하다”며 진상조사단 조사결과에서 소수 의견에 불과한 검사들의 의견을 과거사위가 결론으로 채택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조사단 다수의견은 (이 사건과 관련한 핵심 의혹) 많은 부분에서 당시 검사가 직무유기에 해당할 정도로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과거사위는 소수의견이었던 ‘수사 미진’으로 굉장히 수위를 낮춰 결론을 냈다”고 재차 비판했다.

장씨 성폭행 의혹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지 못하게 검사들이 노력했다는 강도높은 주장까지 나왔다. 김 변호사는 “특히 고인에 대한 성폭행 의혹에 대한 수사가 개시될 수 있도록 최소한 수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사단) 다수의견이 (과거사위) 결론으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검사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부분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검사 측과 외부 단원의 의견이 엇갈린 것은 ‘장자연 리스트’의 유무다. 진상조사단에 속해있는 조기영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증인 윤지오씨 말고도 유족들 진술에 비춰보면 리스트가 존재할 것으로 보이는 증거들이 있었고, 리스트에 대해 수사해야 하지 않겠냐는 게 진상조사단 다수 의견 이었다”면서 “그러나 과거사위로 올라가서는 묵살당했다”고 말했다.

또 “진상조사단은 장씨 성폭행 부분에 대해서도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다수안이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조 교수는 기소가 가능한지 여부를 따지는 과거사위의 판단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도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20일 장자연 사건에 대해 장씨가 술접대를 강요받은 정황이 인정되지만 성폭행 관련 의혹은 확인할 수 없었다는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실물이 없고 문건을 본 이들의 진술도 엇갈려 진상규명을 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사위는 장씨 소속사 대표 위증 혐의에 대해서만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이를 두고 진상조사단의 13개월에 걸친 장자연 사건 조사가 사실상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