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일가족 사망사건’, 父가 대 이을 아들만 남겨뒀을 수도”

“‘의정부 일가족 사망사건’, 父가 대 이을 아들만 남겨뒀을 수도”

기사승인 2019-05-22 09:46:03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이 아버지가 아내와 딸을 죽이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아내와 딸이 거의 반항하지 못한 상태로 공격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정컨대 어머니와 딸이 침대 위에서 고스란히 누워서 아버지에 의해 상해가 일어난 건데 보통 서서 몸싸움을 하거나 움직이면 혈흔이 사방으로 튄다. 이를 ‘비산흔’이라고 하는데 방에 비산흔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누워있는 상태로 공격을 당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며 “어머니의 경우 전혀 반항하지 않은 걸 보면 아마 수면 중이었든지 잠깐 잠이 든 와중에 공격을 하다 보니까 전혀 방어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다만 딸의 경우에는 아마 비몽사몽 간에 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며 딸에게 방어흔(가해자의 공격을 방어하며 생긴 상처)이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들 하나를 남겨 놓은 이유에 대한 추정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집이 부모가 살던 집이라는 얘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에게 아들을 남겨두는 식으로 생각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어떻게보면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이다. 대를 이을 아들을 부모님께 맡겨놓고 본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반 자살’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 용어 자체가 굉장히 잔혹한 용어다. 어떻게 보면 딸도 타인인데 그 사람의 생명권을 아버지가 좌지우지해도 된다는 방식의 사고방식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부모에게는 자식의 생명권을 선택할 권한이 없다”며 “살인죄가 적용될 만큼 심각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의정부경찰서는 21일 경기 의정부시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 중 2명의 시신에서 주저흔과 방어흔이 각각 발견됐다고 밝혔다. 가장인 A씨(49) 시신에서 자해할 때 망설이는 상처인 주저흔이 확인됐다. 딸(17)의 손등에서는 방어흔이 약하게 나왔지만 A씨 아내(45)의 시신에서는 이런 상처가 나오지 않았다.

A씨 가족 가운데 혼자 남은 아들(14)은 “사건 전날 사건 전날 밤 부모님과 누나가 빚 이야기를 하면서 부둥켜안고 울었다. 부모님이 우리 남매에게 빚이 승계될 것을 우려하는 얘기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들은 지난 20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빠, 엄마, 누나가 작은방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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