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날아드는데 손발 묶인 대형마트…우울한 1분기 성적표

‘로켓’ 날아드는데 손발 묶인 대형마트…우울한 1분기 성적표

기사승인 2019-05-24 04:00:00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얼굴이 어둡다. ‘초저가’ 경쟁을 펼치며 살을 깎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대만큼의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각종 규제로 출점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쿠팡 등 온라인 판매 채널에 서서히 주도권을 내주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5853억원으로 11.7%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697억원으로 주저앉으며 44% 줄었다. ‘국민가격’ 등의 대규모 초저가 할인행사로 매출은 다소 늘었지만,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이 크게 다가온다. 이마트 할인점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은 1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나 감소했다. 매출은 2조8385억원으로 4.1% 증가에 그쳤다. 반면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는 같은 기간 5513억원의 매출과 1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각각 20.2%, 4.7% 증가했다. 

이마트 입장에선 ‘초저가’의 효과가 미미했다는 것이 뼈아프다. 이마트 할인점은 올해 초부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구상 아래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삼겹살, 전복, 쌀 등의 식품을 초저가에 판매했다. 온라인으로 이탈하는 고객들을 어떻게든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조59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9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2.6% 증가했다. 겉보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국내 기존 매장으로 한정했을 경우 이마트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국내 매출은 1조2450억원으로 1.5% 상승에 그친다. 

업계는 이마저도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라고 지적한다. 비효율 광고를 축소하고 점포 구조조정에 나선 덕이라는 것이다. 롯데마트 역시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극한도전’ 등의 초저가 출혈 경쟁을 펼쳤지만 특별한 효과는 거두지 못한 셈이다. 다만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점포 영업이익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실제로 대형마트는 위기 속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유통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에서 편의점과 SSM, 백화점 매출이 상승한 가운데 대형마트만 3.1%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7년째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신규 출점도 규제로 어려운데다, 소비자의 구매 트렌드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대형마트의 입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쿠팡과 마켓컬리 등 온라인 판매 채널이 신선식품·식료품 구매까지 넘보기 시작하면, 대형마트의 실적 악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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