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입성한 그룹 방탄소년단이 “언젠가 꼭 서고 싶다고 다짐했던 이 곳에서 또 하나의 꿈이 이뤄졌다. 가슴이 벅차고 행복하다”며 “이 모든 영광을 가능하게 해준 아미(ARMY)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1일 세계 팝 공연의 ‘성지’로 꼽히는 웸블리에서 12만 팬들과 만났다. 이날 ‘디오니소스’(Dionysus)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 방탄소년단은 ‘낫 투데이’(Not Today), ‘아이돌’(IDOL), ‘페이크 러브’(FAKE LOVE) 등 히트곡과 멤버들의 솔로 및 유닛 무대까지 24개곡을 모두 라이브로 소화했다.
이런 활약에 외신도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 CNN은 2일 홈페이지 국제 판(international edition)에 ‘BTS는 어떻게 미국을 무너뜨렸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걸고 전 세계를 휩쓴 ‘방탄소년단 현상’을 1960년대 ‘비틀스 열풍’과 비교했다.
이 기사에서 CNN은 “1964년 2월 비틀스라 불리는 영국 보이 밴드가 미국 에드 설리번 극장에서 데뷔한 후 비틀마니아(비틀스 팬)가 미국을 사로잡았다”며 “그로부터 55년이 지난 2019년 5월, 또 다른 외국 밴드가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펼쳤다”고 전했다.
CNN은 방탄소년단이 슬림한 슈트와 바가지머리 등 외모부터 비틀스를 연상시키고, 만 1년도 안 돼 빌보드 음반차트에서 세 차례 1위를 하며 ‘비틀스-몽키스-방탄소년단’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자에 낸 균열은 (비틀스보다) 훨씬 더 큰 성취일수 있다”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대부분이 한국어인데다가, 팀 안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멤버가 RM 한 명뿐인 점, 아시아인의 매력으로 미국인들에게 소구한 점 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CNN은 기획사에 의해 제작된 다른 케이팝 아이돌과 달리, 방탄소년단은 애초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팬들에게 보여주며 ‘청춘의 경험’을 공유한 것이 언어를 초월해 전 세계 ‘아미’를 결집시킨 힘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자발적으로 연대한 아미가 기획사를 대신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번역하고 한국어 가사를 영어 발음으로 옮겨 적은 편집 영상을 만들어 확산시키는 등 방탄소년단 열풍을 떠받치는 거대한 네트워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의 말을 빌려 전했다.
CNN은 “BTS의 성공은 소위 ‘한류’라는 파도가 단지 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 해안을 강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방탄소년단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한 첫 한국 그룹이라는 역사를 만들어냈다”면서 “앞서 웸블리에 섰던 다른 가수들처럼 방탄소년단이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된 것은 아직 아니지만 ‘아미로 불리는 팬층은 대단히 헌신적이고 날로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