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경 승진 예정자들이 성평등 교육 도중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권수현 여성학 박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9년 5월29일 수요일, 경찰대학에서 실시된 치안정책과정의 성평등 교육에서 있었던 일을 공유하고자 한다’는 글을 올렸다.

권 박사가 진행한 강의에는 총경 승진 대상자 51명과 일반 부처, 공공기관 임원 승진 대상자 14명 등 총 71명이 참석했다. 

권 박사에 따르면 그가 강의 중 조별 토론을 제안하자 ‘피곤한데 귀찮게 토론시키지 말고 그냥 강의하고 일찍 끝내라’ ‘커피나 마셔볼까’라며 교육생 15명 이상이 자리를 비웠다. 또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여성 대상 범죄가 증가했다는 근거가 무엇이냐’ ‘통계 출처를 대라’ 등의 항의가 이어졌다고 권 박사는 밝혔다.

그는 “이런 태도는 대학교 1학년에게도 찾아보기 힘든 것”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기관장이나 경찰서장으로 앉아있는 조직에서 성평등 행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먼 길을 달려온 외부 전문가에게 노골적으로 밑바닥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날 출입기자 정례간담회에서 권 박사 주장에 대해 “강연한 분의 입장에서 보면 무례한 수강자들의 행동이 있었던 것 같다”며 “사안을 확인한 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권 박사가 ‘분탕질’을 했다고 지적한 국민건강보험공단 간부 A씨는 권 박사의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나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너희들은 무조건 전문가 말을 수용해야 한다는 식의 교수님의 감정적 편견과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강의 내용은 미안하지만 수용할 수 없다”면서 “(권 박사는) 경찰 관리자는 성희롱이나 하면서 아무 이유 없이 양성 평등에 역행하는 그런 조직인 것처럼 비하했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