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광 매니저, 유진박에 앵벌이 시켰다”

“도박광 매니저, 유진박에 앵벌이 시켰다”

“도박광 매니저, 유진박에 앵벌이 시켰다”

기사승인 2019-06-11 09:35:38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매니저에게 경제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던 정황이 MBC를 통해 드러났다.

지난 10일 방송한 ‘MBC 스페셜’에서는 유진박이 매니저 K씨로부터 수억원의 경제적인 피해를 당한 정황이 공개됐다. 제작진에 따르면 K씨는 유진박이 어머니에게 상속받은 제주 땅을 몰래 팔고 유진박 명의로 사채를 쓰는 등 7억원 상당의 재산에 손을 댔다.

제작진은 유진박의 달라진 일상을 촬영하던 지난 4월 “유진박이 공연을 하고도 공연비를 받지 못하며 노예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도박의 문제다. 너무 극단적일지 모르지만 유진박이 앵벌이를 해서, 그 돈으로 (K씨가) 도박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처음 제보를 받았을 당시, 제작진은 제보자의 이런 주장을 쉽게 믿지 못했다고 한다. 유진박의 일상을 촬영하면서 K씨가 유진박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을 봐온데다가, 유진박도 K씨를 믿고 따랐기 때문이다. K씨는 유진박을 처음 한국 무대에 세운 인물로, 과거 유진박이 주변 사람들에게 착취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15년 그의 매니저를 자청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유진박을 촬영했던 영상 속에서 K씨의 이상행동을 찾아냈다. K씨가 마이크를 찬 상태에서 혼잣말로 “나 이거 조심해야겠다. 지금 이게 다 녹화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거나,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3만원만 이체해 주면 안 되겠냐. 공연 끝나면 내가 이체해 주겠다. 미안하다”라는 내용으로 통화하는 모습 등이 포착된 것이다.

유진박의 오랜 팬들 역시 K씨의 재정 상태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유진박이 번 돈과 상속받은 재산 등을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그 돈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작진 확인 결과, K씨가 손 댄 유진박의 재산 규모는 사채 2억 원, 부동산 5억 원을 합해 총 7억 원 상당이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유진박의 이모는 유진박과의 통화에서 “K씨가 우리를 체계적으로 속여 왔다. 나도 믿었는데, 우리를 배신했다”고 말했다.

이후 제작진은 유진박과 상의 끝에 서울특별시장애인인권센터를 찾아 유진박과 K씨의 분리 절차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유진박과 K씨의 만남을 주선, 유진박을 대신해서 그동안 취재한 이야기를 전달했다. K씨는 “이모님과 통화하고 정리되는 내용을 PD님께 전달 드리겠다”고 말했다. K씨와 결별한 유진박은 작고한 어머니의 지인의 집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했다. 

유진박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저는 조금 속물이었다. ‘나 유진박이야’ 이런 게 좀 있었다. 결과적으로 저는 뮤지션이고,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아야 한다. 새로운 마음 갖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서울특별시장애인인권센터는 K씨를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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