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10일(현지시간)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 정부는 홍콩 정부가 제안한 개정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법안 통과시 중국 당국은 본토로 개인을 인도하도록 요구할 수 있게 된다면서 미국은 이 법안이 홍콩의 자치권을 훼손하고 오랫동안 지속한 인권 보호와 기본적 자유 및 민주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홍콩인들의 우려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개정안이 홍콩의 사업 환경을 해칠 수 있고 홍콩에 거주하거나 홍콩을 방문하는 우리 시민들에게 중국의 변덕스러운 사법 제도를 강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홍콩 정부가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9일 홍콩에서는 주최측 추산 103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홍콩 시민단체들은 이 법안이 중국 반체제인사와 인권운동가 중국 본토 송환을 용이하게 하는 데 악용될 것이라면서 반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범죄인 인도 관련 법안 개정안이 홍콩 법치를 위협한다”면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