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마이크로닷이 자신의 부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을 만나 합의를 종용하는 과정에서 대화를 불법 녹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부매일은 지난 10일 피해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마이크로닷이 최근 피해자들과 직접 만나 합의를 종용하는 과정에서 '불법녹취'를 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닷은 지난달 18일 충북 제천에 거주하는 피해자 A씨를 찾아가 사기 사건에 대한 합의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A씨는 이후 마이크로닷과 그의 일행의 대화에서 불법 녹취가 의심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중부매일에 밝혔다. 

A씨는 “창고 셔터 너머로 남성 목소리가 들렸다. 마이크로닷 목소리였다. 거기에서 마이크로닷이 ‘쓸만한 내용 녹음 잘 됐어요?’라고 묻자 같이 온 일행이 ‘앞에 것은 쓰면 안 돼. 우리한테 불리해’라고 말하는 게 들렸다”고 말했다. 

중부매일은 마이크로닷의 이런 불법 녹음이 “방송북귀를 위해 언론 플레이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피해자들의 말도 전했다. 한 피해자는 “합의 안 하는 사람들을 강성 피해자, 돈만 밝히는 피해자로 몰아 이미지 회복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사람들 때문에 가족이 죽고 다쳤다. 돈으로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인 신씨 부부는 1990년대 말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면서 친척과 지인에게 거액을 빌린 뒤 갚지 않고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부부는 논란이 불거진 지 5개월 만인 지난 4월 입국,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에서 첫 번째 공판이 열렸으며, 오는 20일 두 번째 공판이 열린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