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골짜기 세대’라고 손가락질 했다. 하지만 이젠 역사가 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2019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1-3으로 패했다. 경기 시작 5분 여 만에 이강인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섰지만 수비 불안 속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했다. 정정용호의 여정은 아쉽게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대회를 앞두고 정정용호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이승우, 백승호 등이 몸을 담아 ‘황금세대’라 불린 2년 전 U-20 대표팀과 달리 정정용호는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져 ‘골짜기 세대’라는 혹평을 받았다.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하곤 이름값 높은 선수가 드물었다. 이마저도 정우영은 소속 구단의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 감독의 리더십이 빛을 발휘했다. 선수들에게 낮은 자세로 다가가며 신뢰를 얻었다. 선수들 또한 서로를 의지하고 격려하며 ‘원 팀’으로 거듭났다.
결국 정정용호는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 우승 후보가 즐비한 죽음의 조에서 당당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일본과 세네갈, 에콰도르를 차례로 꺾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2부리그 선수로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이들이 결승 진출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오세훈(아산 무궁화)은 최전방에서 거친 몸싸움을 불사하면서 득점에 기여했고 최준(연세대)은 지치지 않는 활동량으로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결승골을 낚았다.
정정용호는 골짜기 세대라는 꼬리표를 스스로 떼어냈다.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 무대를 밟는 역사까지 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