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 10여년 만에 ‘당구 여제’가 된 캄보디아 출신 당구 선수 스롱 피아비의 사연이 17일 KBS1 ‘인간극장’을 통해 공개됐다.
국내여자 랭킹 1위에, 세계 여자 랭킹 3위에 이름을 올리며 ‘당구 여제’로 떠오른 스롱 피아비. 캄보디아의 시골마을 캄퐁참 출신인 그는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에 국제결혼을 결심, 2010년 지금의 남편 김만식 씨를 만나 청주에서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스롱 피아비는 신혼 초 남편 김씨와 함께 당구장에 갔다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다. 이후 “당신은 당구만 잘 쳐”라는 김씨의 외조 아래 선생님을 소개 받고 본격적으로 당구를 시작했다. 처음 당구를 접했을 당시 한국말이 서툴러 애를 먹었던 피아비는 말이 안 통하면 그림을 그려가며 기술을 익혔고, 하루에 12시간씩 지독하게 연습에 매달렸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스롱 피아비의 당구 스승 조오복 씨는 “(피아비의 실력은) 후천적인 노력이 100%다. 기존 여자 선수들 연습량의 한 세 배 정도 연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 김씨의 외조도 빛을 발했다. 스롱 피아비가 당구 연습에 전념하는 동안 김씨는 하루 12시간씩 가게를 지켰다. 피아비가 처음 당구 선수로 데뷔했을 당시에는 연습 비용과 교습 비용, 대회 참가 비용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맸다고 한다. 피아비는 “남편이 뭐든 다 해준다. 힘든 게 없다. 당구만 잘하면 된다”며 뒷바라지 해주는 남편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