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시신 훼손 당일 현남편과 식사하고 노래방에 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고씨 현남편 A(37)씨는 17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31일 고씨와 저녁 식사를 하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간식을 먹는 등 데이트를 즐겼다”면서 “고씨는 정말 태연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은 고씨가 경기도 김포에 있는 가족 명의의 아파트에서 살해한 전남편 시신을 훼손하고 충북 청주로 돌아온 날이다.
A씨는 고씨와 지난달 25~27일 연락이 되지 않았다면서 “지난달 30일 자정쯤 고씨에게 문자가 왔다”며 “전남편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고씨는 청주 집에 돌아온 뒤 성폭행하려는 전남편을 방어하려다 손을 다쳤다고 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이어 “오후에 (고씨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주고 외식했다. 고씨는 그날도 지인과 밝게 통화했고 노래방에도 같이 갔다”면서 “다음날 제주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 고유정을 긴급 체포했다. 모든 게 다 거짓말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고 했다.
A씨는 고씨에 대해 “나에게는 폭언이나 폭행을 하지 않고 잘 따라줬다”면서도 “고집이 센 편이었고 다투기라도 하면 ‘죽겠다’ ‘사라져버리겠다’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기억했다.
A씨 아들이자 고씨 의붓아들은 제주도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다 청주 집으로 온 지 이틀만인 지난 3월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고씨를 아들 살해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A씨는 “아들이 죽은 다음 날 고씨가 집 앞에 주차해둔 차 안에서 태연히 잠자고 있었다. 아이 장례식을 마치고 제주에서 돌아와 보니 아이 피가 묻은 전기요가 버려져 있고 집 안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상황이 펜션과 김포 집 등 전 남편 살해·유기 현장을 말끔히 치운 상황과 아주 유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경찰에 부실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A씨는 “고씨 행동에 의심스러운 점이 많은데 경찰은 나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있다”면서 “경찰은 심폐소생술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내가 직접 심폐소생술을 했고 그 사실은 당시 출동했던 소방 당국 구급 일지에도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또 경찰이 숨진 아이의 입 주변에 소량의 혈흔이 있었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아이가 잘 때 밑에 깔아놓은 전기요에 얼굴 크기보다 넓게 피가 흘러 있었고 침대 매트리스까지 스며들 정도로 피의 양이 많았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