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이 전주 상산고와 안산 동산고에 대해 자립형사립고(자사고) 지정을 취소했다. 전국적으로 21개 자사고가 추가로 평가 결과 공개를 앞두고 있어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전북교육청은 20일 “상산고는 운영성과 평가결과 79.61점을 얻어 재지정 기준점 미만으로 향후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같은날 “안산 동산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안산 동산고가 자사고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이런 결과를 해당 학교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같은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해 “독단적이고 부당한 평가”라며 “자사고 폐지를 밀어 붙이기 위한 수순”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장은 “다른 시도 자사고의 경우 70점만 받아도 지위가 유지되는데 79.61점을 받은 상산고는 지위가 박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4점이 감점된 사회통합전형 평가 항목을 두고도 “’구 자립형 사립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학교는 사회통합전형 선발을 예외로 한다’고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사장의 철학으로 매년 3% 수준을 맞춰왔다”고 반박했다.
동산고 역시 지정 취소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산고는 자사고 지정 평가에서 62.06점을 받았다. 그런데 교육청 재량 평가 영역에 포함되는 평가 항목에서 12점이 감점된 것에 대해 동산고는 “자사고 폐지라는 교육청 의도에 의해 평가 점수가 미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당국이 평가 결과와 심의과정, 평가위원을 ‘비공개’하면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단체들 사이에서도 찬반 목소리가 엇갈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 “전북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재지정 기준점을 설정하고 평가지표를 변경했다”면서 “불공정한 결정이 내려진 만큼 이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자사고를 비롯한 특권학교를 폐지해야 한다”면서 “다른 시도교육청들도 공정하고 엄격하게 운영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은 재지정 평가 대상이 13곳(경희고·동성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동고·중앙고·한가람고·하나고·한대부고·이대부고·이화여고)으로 가장 많다. 내달 초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사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폐지를 지난해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서울내 많은 자사고들이 지정 취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자사고교장연합회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 “수용할 수 없는 평가 결과가 나온다면 즉각 가처분 신청 및 행정소송, 평가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요청 등 모든 법적 대응은 물론 교육의 자율과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학부모, 관련 단체와 연대해 강력히 항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