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헤엄쳐 미국으로 입국하려다 익사한 멕시코 국적 아버지와 어린 딸의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AP 등 외신이 25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엔 한 남성과 아기가 강가에서 머리를 땅에 묻고 나란히 엎드린 채 숨져있다. 아기는 아빠의 가슴까지 말려 올라간 검은 티셔츠에 몸을 넣고 팔로 아빠의 목을 감싸고 있었다.
사진은 멕시코 매체 라호르나다의 사진 기자 훌리아 레두크가 촬영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사진 속 인물은 엘살바도르 출신의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와 그의 23개월 딸 발레리아다.
이들은 지난 4월3일 엘살바도르를 떠나 멕시코 남부 국경 타파출라 이민자 보호소에서 2개월가량을 머물렀다. 지난 23일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도착해 리오그란데강을 헤엄쳐 미국에 들어가려고 했다.
아빠는 가까스로 딸을 붙들고 자신의 티셔츠 안에 넣어 고정했지만, 급물살에 함께 휩쓸려 변을 당한 거로 전해졌다. 아내 타니아 바네사 아발로스(21)는 맞은편에서는 이 장면을 목격했다.
AP통신은 이 부녀의 모습을 두고 "지난 2015년 터키 남서부 해변에 시리아 난민 세 살짜리 아기 아일란 쿠르디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5년 9월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건너가려다 익사한 채 터키 해변으로 떠밀려 온 세 살 남자 아이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당시 전세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난민 정책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