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평양行·김정은의 워싱턴行…실현 가능성은

트럼프의 평양行·김정은의 워싱턴行…실현 가능성은

기사승인 2019-07-03 15:25:00

북미 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서로를 워싱턴과 평양에 초청했다. 차기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장소에 이목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29일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방한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깜짝 회동을 가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김 위원장을 지금 바로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평양에 오시면 세계 정치, 외교사에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두 정상이 워싱턴 혹은 평양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CNN방송은 1일(현지시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년 중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면 '탑다운'(하향식) 외교가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에 대비해 내년 미 대선 전에 북핵 협상 타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CNN은 진단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북미가 여전히 수교 이전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워싱턴을 간다는 것은 적성국 방문과 같다. 따라서 경호상의 문제를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김 위원장이 미국까지 날아갈 항공편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장애물이다. 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는 약 40년 전에 제작된 기종이고 비행 거리가 1만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후화로 안전성 문제가 거론된다. 싱가포르까지의 비행도 어려워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중국이 제공하는 항공편을 이용했다. 또 한 번 중국 항공기를 다시 빌려 미국을 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차라리 높아 보인다. 일단 평양 방문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활용가치가 크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핵동결 시나리오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가시적 대북관계 성과를 대선 승리의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 의미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게 되면 재임 중인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셈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을 찾은 적이 있지만 모두 퇴임 이후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에 가고 싶어했으나 참모들이 반대해서 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정상이 제 3의 장소에서 만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두 정상이 DMZ에서 만날 것을 예상한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거푸 카드를 소진하기보다는 내년 11월 대선의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전인 1월 하순에 (북미정상회담을 여는 게) 쉽지 않을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소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만나자는데 김 위원장이 평양을 꺼낸 것은 워싱턴에 가고 싶지 않다는 완곡한 거절의 뜻”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평양은 가지 않을 것이므로 결국 4차 회담 장소는 다시 싱가포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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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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