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내막으로 지목된 일본 회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회의는 지난 1997년 창단된 일본 최대 규모 극우 정치단체다.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영채 일본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현재 일본 전체 국회의원 중에 약 300명, 40% 정도가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에 들어가 있다”면서 “지방 의원만 해도 약 1600명이 넘어가고 아베 내각의 거의 80% 이상이 현재까지도 일본 회의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15년 아베 신조 총리 내각의 19명 장관 중 15명이 일본 회의 출신이고, 일본 회의가 전면에 등장한 만큼 이들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기고했다.
이 교수는 “각 요직에 일본 회의 멤버들이 장악을 해서 예정된 정책을 하나하나 실행해 왔던 것”이라며 “일본에서 가장 극우적인 발언을 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도, 헌법을 위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한 나카타니 겐 전 일본 방위성이 다 일본 회의 멤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일본 회의가 주류를 장악하고 있어서 자민당 국회의원들은 일본 회의 멤버가 아니면 국회의원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 회의가 일본 내각, 그리고 일본 사회를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일본 군사력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을 명시한 헌법 9조를 폐기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숙원이다”고 했다. 또 “일본 회의는 헌법 9조 폐기를 위한 시나리오를 진행해 왔다”면서 “지난해 일본 회의 창립 20주년이 됐고 오는 2020년 올림픽과 함께 일본이 전쟁 전의 헌법으로 돌아감으로써 자기들의 숙원 사업이 다 성취되는 걸로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여기에 변수가 생겨 버렸다. 지난 2018년에 있었던 북미 정상회담과 문재인 정권의 등장에 의해 박근혜 정권이 탄핵됐다. 남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지난 6월 판문점 회동까지 이뤄졌다”면서 “어떻게 보면 일본 회의가 고려하지 못한 변수가 생긴 거고 잘못하면 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일본 회의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일본 회의 공식 입장은 전쟁 전 식민지주의 그대로다. 한국은 식민지 지배를 받은 열등한 민족이고, 전후에 한국의 경제성장을 여기까지 시켜주고 근대화까지 해줬는데 이제 일본에 동등하게 나서려고 하는 것들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어떻게 보면 항상 울고 보채고 일본에 대해서 은혜를 모르는 나라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게 일본 회의의 입장인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