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고유정(36·여) 첫 재판에서 우발적 범행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30분 고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고씨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뒤 불참했고 고씨 변호인만 나왔다.

고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수박을 써는 과정에서 전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것”이라며 “범행을 사전에 준비하려 인터넷으로 졸피뎀 처방 내역과 뼈 무게, 강도 등을 검색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고씨는 전남편을 살해한 뒤 혈흔을 청소하고 두 차례에 걸쳐 시신을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고씨 측 변호인은 재판 뒤 기자들에게 “고씨 본인도 많이 속상해하고 억울해하고 있다”면서 “시신 유기 장소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은 고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이다. 또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이혼 과정에서 형성된 왜곡된 적개심, 아들에 대한 비현실적 집착, 피해자와의 면접 교섭을 재혼 생활의 장애로 여긴 것”을 꼽았다.

이날 재판은 사회적 관심이 높아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고씨 측은 당초 사선 변호인 5명을 선임했으나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비난이 이어져 결국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국선 변호인을 선임했다.

고씨는 지난 5월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고씨의 첫 정식 공판은 내달 12일 열릴 예정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