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우리 발바닥 쪽에는 뒤꿈치 뼈에서 시작해 5개의 가지를 뻗은 족저근막이라는 두껍고 단단한 섬유띠가 있습니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 모양을 유지하고, 또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릴 때 힘을 실어줘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부위입니다.
그런데 이 족저근막은 살면서 크고 작은 외상 등에 의해 반복적으로 손상을 입습니다.
손상에 염증까지 더해지면 발뒤꿈치 통증의 대표적 원인 질환으로 알려진 족저근막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별로 차이를 보이는 발의 구조적 문제 등이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대다수의 경우 발을 무리하게 사용하면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평소 발에 부담을 주는 격렬한 운동을 자주 하거나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할 때, 또 바닥이 딱딱한 공간에서 발에 충격을 주는 상황이 이어지면 나타날 수 있고요.
쿠션이 없는 구두나 하이힐을 신고 오랫동안 서 있어도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리포트>
체중이 급격히 불어난 뒤부터 양쪽 발뒤꿈치 통증을 겪고 있는 이현수(가명) 씨.
오른쪽 발은 그나마 아픈 게 덜해졌지만, 왼쪽 발의 통증은 1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현수(가명)·41 / 족저근막염 환자
“뒤꿈치 속이 찌릿찌릿 뭐가 찔리는 듯한 통증이 있어요. 너무 많이 아프진 않는데, 꽤 신경 쓰이는 정도의 통증이 계속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얘기가 있어서 기다려보고 있었는데, 낫지 않아서 계속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최근 이 씨처럼 발바닥이나 뒤꿈치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족저근막염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0만 명 정도에 그쳤던 국내 환자 수는 2017년 기준 약 22만 명을 기록하며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4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중장년층 환자가 많은 편이지만, 스포츠나 레저활동을 즐기는 젊은 층에서도 발병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족저근막염은 체중이 실린 채로 발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동작이나 자세가 반복적으로 외상을 입히면서 생깁니다.
염증이 생겼다가 아물면 관련 조직이 딱딱해지고 두꺼워지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로 인해 통증이 발생합니다.
특징적 증상은 아침에 잠에서 깨 일어나 발을 내디딜 때 통증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잠깐 앉아 쉬다가 다시 걸으려고 할 때도 아플 수 있는데, 이땐 몇 발자국 걷다보면 통증이 차츰 사라진다고 합니다.
정홍근 교수 /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발을 많이 쓰면 체중을 땅에 디디면 그것이 미세하게 자꾸 외상을 주게 되고 아물고 반복되고 딱딱해지고 만성 염증이 되는데, 아침에 쉬고 일어나서 발을 디디면 왜 아프냐 하면 밤새 자면서 발이 처진 상태로 있게 되는데 그러면 발뒤꿈치 쪽이 좀 오므라들면서 쪼그라든 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처음에 발을 디딜 때 땅에 디디는 과정은 족저근막이 늘어나면서 미세한 파열이 일어나게 되죠. 오히려 외상을 유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
통증은 주로 발뒤꿈치 안쪽에서 나타납니다.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면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서서히 증상의 세기가 심해지고, 보행에 장애가 생기면서 무릎이나 고관절, 척추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진단 과정에서는 발뒤꿈치뼈 부근을 눌러 아픈 부위, 즉 압통점을 찾게 되고 족저근막이 뻗은 방향을 따라 발바닥의 전반적 상태를 살핍니다.
증상이 전형적인 족저근막염의 양상이 아니거나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X선 촬영, CT, MRI, 근전도 검사 등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는 대개 비수술적 치료, 그러니까 운동치료나 약물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먼저 진행하는데요.
그 첫 단계는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는 겁니다.
잘못된 운동법이나 무리한 운동량, 불편한 신발 착용 등을 꼽을 수 있겠죠.
그리고 효과적인 게 바로 스트레칭입니다.
<리포트>
정홍근 교수 /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아킬레스건에 스트레칭을 해서 긴장도를 없애주는 거죠. 왜냐하면 족저근막이라는 게 아킬레스건까지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에 그것이 오래되다보면 딱딱해지고 구축이 되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중요한데 아킬레스를 많이 스트레칭하면 연속선상으로 이것에 대한 긴장도도 떨어지고 그래서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이 중요하고요. 그 다음에 족저근막에 대한 스트레칭 마사지를 포함한 스트레칭을 같이 해주는 게 중요하고 또 이외에 초기에는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밤에는 이런 야간 부목을 착용해서 뒤꿈치를 스트레칭해주는 거예요, 자는 동안에.”
한쪽 발을 뒤로 뺀 채 손바닥으로 벽을 짚어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스트레칭, 그리고 앉아서 수건이나 밴드로 발을 잡아당기는 스트레칭 등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족저근막염은 5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 이상 증상이 계속될 수도 있지만 대개는 보존적 치료 단계에서 호전될 수 있는 만큼 환자의 적극적 의지가 중요합니다.
보존적 치료가 소용이 없는 경우에는 체외 충격파 요법을 병행해 딱딱해진 족저근막 부위를 유연하게 합니다.
수술로 족저근막을 늘려주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는데, 일종의 내시경인 관절경을 이용한 절개술 등이 포함됩니다.
수술 성공률은 70~90%로 알려져 있는데요.
다만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은 신중해야 합니다.
정홍근 교수 /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비수술적 치료로 대개 호전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안 되는 일부 드물게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데 족저근막의 심한 통증을 호소해 딱딱해진 부위를 부분적으로 절개해주는 족저근막 절개술 또한 그 부분을 일부 수술적으로 딱딱한 부분을 절제해주는 족저근막 부분 절제술 아울러 신경적으로 눌린 증상이 있을 때는 눌린 부분을 풀어주는 신경 해리술을 추가적으로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수술적 치료까지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
족저근막염은 발의 통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방어기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과도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는데요.
초기 보존 치료만 잘해도 환자의 80%가량은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족저근막염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보행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무릎, 고관절에 이어 허리 등에도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를 해야겠습니다.
전문의들은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리한 운동을 피할 것을 권했습니다.
신발은 쿠션이 충분한 것을 신는 게 중요하고, 종아리 근육과 발바닥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나 스트레칭도 도움이 됩니다.
증세가 오래될수록 치료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늦지 않게 정형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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