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와 팀 K리그(K리그 선발팀) 간 친선 경기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사태 등으로 입길에 오른 가운데, 경기 중계에 나선 KBS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경기 중계에 막대한 돈을 들였으나, 경기 지연으로 후속 프로그램 편성에 차질을 빚은 데다가 경기 도중 도박 광고가 화면에 잡히는 등 잡음이 일어서다.
KBS는 지난 26일 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 경기를 생중계했다. 오후 8시 시작 예정이던 이날 경기는 유벤투스 팀의 지각으로 57분이나 늦게 시작했다.
중계진으로 나선 한준희 해설위원은 갑작스럽게 생긴 1시간 공백을 메우느라 진땀을 뺐다. 이후 경기에서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으면서, 중계진들은 연신 안타까운 소리만 내뱉었다.
후속 프로그램 편성에도 문제가 생겼다. 애초 오후 10시5분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던 KBS2 ‘으라차차 만수로’는 오후 10시55분부터 전파를 탔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평소보다 1시간여 늦은 0시5분에 방송을 시작했다.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광고가 중계 화면에 등장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 중 ‘갬블 XX’(Gamble XXXX), ‘넘버원 라이브 스포츠&게임즈’(No.1 LIVE SPORTS & GAMES) 등 광고 문구가 A보드에 반복 재생된 것이다.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상 모든 스포츠베팅은 스포츠토토와 베트맨만이 합법으로, 그 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홍보하거나 광고하는 것도 불법으로 간주된다.
다만 KBS는 “(A보드는) 통상 주최사 홈팀(더페스타)이 책임지고 판매한다. 방송사나 어웨이팀(팀 K리그)이 사전에 승인할 권리나 근거는 없다. 주최 측이 방송사 등에 A보드 판매 정보를 알려 줄 의무도 없다. 문제가 생기면, 사후에 주최사가 벌금 등 상응한 조치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