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유튜버 A씨는 지난 26일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자신의 반려견을 학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씨는 게임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에 올려왔다. 구독자 수는 3만7000여명에 달한다.

A씨는 같은날 방송에서 자신의 반려견을 들어 올려 침대 위에 패대기치고 반려견 안면부를 강타하는 등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폭행하는 모습은 고스란히 네티즌들에게 생중계됐다.

또 A씨는 네티즌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내 강아지 내가 때려서 키운다는데 뭐가 문제냐. 내 재산이다. 허위신고 매일 들어온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는 29일 A씨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 성동경찰서에 접수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에도 개인 방송에서 반려견을 집어 던지고 발로 차는 등 학대행위를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당시에도 A씨를 동물 학대 혐의로 고발했으나 제대로 조사나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앞서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고양이를 학대, 살해한 30대 남성을 경찰이 불구속 송치한 것을 두고도 처벌이 경미하다며 비판이 잇따랐다. 

정모(39)씨는 지난 13일 오전 경의선 숲길 인근에서 고양이 꼬리를 잡아 바닥에 패대기친 뒤 발로 머리를 밟아 죽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세제를 묻힌 사료를 준비하는 등 범행을 계획적으로 저질렀다. 또 고양이 개체수를 줄이려 했다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학대죄는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있다. 주인이 있는 동물의 경우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 벌금형인 재물손괴죄도 적용된다. 그러나 실제로 동물학대로 인해 구속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이후 지난 5월까지 입건된 동물학대 사건 1546건 중 구속은 단 1건에 그쳤다. 이마저도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가 함께 적용돼 내려진 처벌이었다.

처벌 수위가 낮은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민법이 동물을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을 쉽게 사고 팔며 아무나 키울 수 있는 사회 풍토도 문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민법에 동물도 고통을 피하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동물권’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른 국가의 경우, 동물 학대를 ‘반사회범죄’로 보고 우리나라보다 중하게 처벌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 법원은 지난 2015년 7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학대한 28살 남성에게 1마리당 4년씩, 총 28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테네시주는 연쇄살인범 초기 범죄 행위가 동물 학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해 동물학대범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뿐만 아니라 테네시주, 일리노이주에서는 동물학대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일정 기간 동안 동물을 소유 및 점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