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녀상 전시 철거, 역사 문제 직시 않는 불관용”

“日 소녀상 전시 철거, 역사 문제 직시 않는 불관용”

“日 소녀상 전시 철거, 역사 문제 직시 않는 불관용”

기사승인 2019-08-04 11:32:27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출품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사흘 만에 중단된 것에 대해 현지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은 이날 1면에 이번 소녀상 전시 중단 소식을 싣고 일부 정치인의 압력 행사와 우익들의 협박을 강력히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표현의 부자유전 중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찬반이 있겠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 기회가 닫혀버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전시 중단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협박성 전화에 관해서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날을 세우며 향후 전시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도쿄신문도 소녀상 전시 중단 소식과 함께 ‘전시를 계속해야 한다’는 일본펜클럽의 성명 내용을 1면에 전했다.

작가 기타하라 미노리 씨는 전시 중단에 대해 “역사문제를 직시하지 않는 불관용을 나타내고 있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아울러 이번 일이 국제예술제에서 일어난 사태라는 점을 짚으면서 “인권의식이 없는 국가라는 점이 세계에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전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시에 항의하는 전화와 팩스, 메일이 쇄도한다는 이유에서다.

쓰다 감독은 전시 중단에 대해 “(작가의) 승낙을 얻은 것은 아니어서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도, 이번 결정이 전시 중단을 요구한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과 예술제에 대한 교부금 지원 여부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사키 사다아키, 오카모토 유카, 오구라 도시마루 등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은 같은 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중단은) 역사적 폭거”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외압으로 눈앞에서 사라진 표현을 모아 현대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 상황을 생각하자는 기획을 전시 주최자가 스스로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폭거”라면서 “전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전시회를 끝까지 계속할 것을 강하게 희망한다. 일방적인 전시 중지 결정에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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