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지난 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99개의 공을 던져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둬 시즌 12승째를 기록했다.
완벽한 투구였다.
총 투구 수 99개 가운데 74개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꽂아 넣으며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 최고 구속 150㎞를 기록하는 등 올 시즌 최단 시간인 1시간59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시즌 초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모습은 없었다.
양현종은 스프링캠프 때 개인적인 사정으로 보름 늦게 참가했다. 여기에 내전근 부상을 겪는 등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양현종은 개막 이후 4월까지 6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5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8.01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저조했다. 피안타율은 0.389에 달했다.
5월 한때 1승 7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리그 최다패 투수라는 불명예를 사기도 했다.
부진을 거듭하던 양현종은 지난 5월19일 한화 이글스전을 기점으로 부활했다. 당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따냈다. 이후 리그 7연승을 달리며 에이스의 면모를 찾았다.
8점대까지 치솟은 평균자책점은 2점대로 진입했다. 5일 기준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2.73으로 리그 7위를 기록 중이다. 5월 이후 평균자책점은 무려 1.36에 불과하다.
이닝 소화능력도 되찾았다. 현재 138.1이닝을 던져 최다 이닝 2위를 기록 중이다. 4월까지 6이닝 이상 던진 경기는 단 3경기에 불과했지만 5월 한화전을 이후로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5월 이래 16번의 등판에서 14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LG 투수 케이시 켈리(18회)에 이어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다.
구속도 살아났다는 평가다. 시즌 초에 평균 구속이 140㎞ 초반대에 그쳤으나 현재 최고 구속이 150㎞까지 오르며 본모습을 찾았다.
시즌 초 부진에 빠지면서 양현종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양현종은 양현종이었다. 부진에서 돌아온 양현종에게 에이스란 칭호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