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경제전쟁에 맞설 카드로 ‘남북 평화경제’를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6일 “우리 군은 오전 5시24분, 5시36분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 고도는 약 37km, 비행거리는 약 450km,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9 이상으로 탐지됐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이번 단거리 미사일을 지난달 25일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정확한 제원은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해 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품, 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과 함께 경제 전반의 활력을 되살리는 폭넓은 경제정책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경제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경제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 시장”이라면서 “남북간 경제 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 경제협력을 강조한 바로 다음날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반발,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끝끝내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벌려 놓았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변인은 “우리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를 자극하고 위협하는 합동군사연습을 기어코 강행하는 저의가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우리로 하여금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응조치들을 취하도록 떠민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이 그렇게도 ‘안보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로 될 것”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이 기다렸다는 듯 평화경제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이 엉뚱한 해결책을 갖고 왔다. 상상 속 희망과 실현 가능한 대안을 구분 못하고 있다”며 “대안은 우리 민족끼리 잘하자는 ‘북한 중독’ 수준이다. 평화 경제 실현으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는다고 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 발언에 북한이 ‘꿈 깨시라’며 새벽에 미사일로 직접 화답했다”면서 “북한은 연이어 미사일에 방사포를 쏘아대는데 대통령은 대북 평화경제 같은 한심한 이야기나 하면서 뜬구름만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지난달 25일과 31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지난 2일의 방사포 발사에 이어 네 번째다. 한미는 5일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시작으로 오는 20일까지 연합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