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빅4’, 자사주 매입·해외IR에도 주가 ‘와르륵’…“뾰족한 수 없다”

금융 ‘빅4’, 자사주 매입·해외IR에도 주가 ‘와르륵’…“뾰족한 수 없다”

기사승인 2019-08-08 05:00:00

4대 금융그룹이 주가 방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임원은 물론 회사 차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해외 IR을 통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전 세계적인 하락장 속에 이러한 노력도 '백약무효(百藥無效)'한 상황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전날 장중 한때 3만2500원까지 떨어졌다. 52주 최저가 3만2450원 직전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오후 들어 매수세가 살아나며 3만275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최근 1년 사이 4만7400원까지 올라갔던 주가를 생각하면 투자자들의 한숨을 불러오고 있다.

금융그룹의 주가 하락은 비단 하나금융 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한금융은 최근 1년사이 4만8000월까지 올라가던 주가가 4만2100원으로, KB금융은 5만6700원에서 3만9550원으로, 우리금융은 1만6000원에서 1만2100원으로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의 수익성 악화, 미중 환율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각종 악재에 금융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영향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경영평가의 결과가 곧 주가로 반영되는 현 상황에서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올해 출범한 우리금융의 손태승 회장은 지난해 받은 보수의 42%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며 주가부양에 의지를 내비쳤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회사 차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지분 교환과 함께 주가부양을 위해 총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 중이며, 하나금융도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자사주 매입량은 이번 달에 들어서만 각각 60, 70만주에 달한다. 특히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달부터 일본의 수출규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매회 사들이는 자사주 분량을 각각 12만주(8만주), 15만주(10만주)로 확대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11월 발표한 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이 올해 6월 종료된 가운데 윤종규 회장이 올해 자사주 1000주를 매입한 바 있다.

여기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투자자 유치를 위한 해외 IR(기업설명) 행보에도 적극적이다. 조 회장과 손 회장이 이달 말 유럽과 북미로 투자자들을 만나러 가며, 윤 회장도 다음달 유럽으로 IR 행사에 나선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미중 환율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악재가 계속되는 한 주가부양을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대외 악재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주가부양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 외에 배당을 통해 주주 환원에 노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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