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 제작진이 최근 논란이 된 골프선수 케빈 나(한국이름 나상욱) 부부 편을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
‘아내의 맛’ 측은 12일 “시청자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케빈 나 부부의 촬영분을 방송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 “사실관계를 자세히 파악하고 신중하게 대응하기 위해 공식입장을 뒤늦게 전달 드리게 된 점, 깊은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케빈 나가 2014년 옛 약혼자 A씨에게 피소돼 3억여원을 배상한 점을 근거로, 일각에서 ‘케빈 나의 방송 출연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온 데 따른 결정이다. 이 논란으로 A씨의 과거 폭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 세간을 시끄럽게 했다.
‘아내의 맛’ 제작진은 “케빈 나를 섭외했던 취지는 세계적인 골퍼의 성공담과 더불어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가족애를 재조명하는 것이었다. 캐빈 나를 만나 인터뷰하며 이들 부부만의 색다르고 진솔한 가족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송사에 대해서는 “종전에 마무리된 사안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편집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논란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당사자 간 주장이 불일치하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는,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케빈 나와 A씨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방송을 강행하는 것이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아내의 맛’ 측은 “앞으로도 다양한 직업군의 부부들을 만나 이들 삶의 모습을 꾸밈없이 담아내 감동과 웃음을 전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충분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해 여러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런 마음을 전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케빈 나는 최경주에 이어 역대 한국인 골프선수 중 두 번째로 PGA(미국프로골프) 투어에 진출했다. 현재까지 누적 상금만 3000만 달러(한화 약 3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아내의 맛’을 통해 아내, 딸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삶을 공개할 계획이었으나, A씨와의 사건이 다시 주목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케빈 나는 지난 7일 입장문을 내고 “사실혼 파기로 상처받은 상대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라면서도 “오히려 상대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언론에 제보하는 등으로 제 명예에 심각한 훼손을 입혔다. 모두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한 무분별한 비방”이라고 반박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