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5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이 경제협력개발 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간접흡연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간접흡연을 경험한 사람들은 금연구역 확대와 관리 등 담배 규제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흡연과 간접흡연 경험에 따른 담배 규제 정책 요구도’ 연구보고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겼다. 19~49세 남녀 총 5280명(현재 흡연자 3221명, 과거 흡연자 1171명, 비흡연자 88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 이상 남자 흡연율은 2017년 기준 31.6%로, OECD 회원국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흡연자들의 주된 흡연 장소는 건물 외 흡연 장소가 71%, 건물 내 흡연실 32%, 길거리 28% 순으로 집계됐다.
간접흡연 경험 장소는 길거리(85.9%), 아파트 베란다·복도·계단(47.2%), PC방(37.3%), 당구장(31.6%), 직장 실내(30.0%), 직장 내 복도와 계단(27.8%), 음식점(25.2%), 직장 내 화장실(24.8%), 업무용 차량(23.5%), 가정 실내(22.6%)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일반인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담배 규제 정책은 금연구역 내 흡연 단속 강화, 실내 금연구역 확대, 실외 공공장소의 금연구역 확대, 금연클리닉 확대 운영, 담뱃세 인상 등으로 나타났다.
남자 흡연자의 응답에서는 실내 금연구역 확대와 금연 지원을 위한 금연클리닉 확대 운영에 대한 필요도가 높았다.
금연구역의 과태료 인상 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비용은 10만~15만 원 정도였다.
보고서는 “당구장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우리나라의 금연구역 확대 정책에 많은 진전이 있지만, 불완전한 법제도로 인해 실내에서 간접흡연을 경험할 가능성이 여전히 많다”며 “흡연 행동을 사회적으로 비규범화하고 완전한 금연사회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금연구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는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의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