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고령화 등 영향
건강보험 부채비율이 올해 74.2%에서 4년 뒤엔 133%까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지난 2017년,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안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급속한 고령화와 문재인 케어(보장성 강화 정책) 등의 영향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은 재정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무상황은 정책 변수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고, 10조원의 적립금(준비금)을 유지하면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건보공단은 이러한 내용의 ‘2019~2023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수립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은 지난 5월 건강보험 종합계획 발표 이후 결정된 정책변수, 보장성 강화 정책 등이 반영됐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항목별 재무 전망을 살펴보면, 자산은 현금 및 금융자산 감소로 2019년 30조9000억원에서 2023년 29조300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부채는 보험급여비 증가와 이로 인한 충당부채 증가 영향으로 2019년 13조2000억원에서 2023년 17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충당부채는 미래 의료기관 등에 지급할 급여비를 추정해 결산에 부채로 반영한 것이다.
자산 감소 및 부채 증가에 따라 부채비율은 2019년 74.2%에서 2020년 91.9%, 2021년 102.0%, 2022년 119.9%, 2023년 132.9%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2017년, 2018년 당시 수립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수치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2017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2021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건보공단 부채비율은 2017년 26.2%에서 2018년 31.9%, 2019년 37.1%, 2020년 42.2%, 2021년에는 47.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나온 2018~2022년 계획에서는 부채비율 증가율이 2019년 51%, 2020년 59%, 2021년 64%, 2022년 69%로 예상됐다.
이렇게 차이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공단은 보장성 강화 정책 등 변수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책 변수로 인해 매년 재무 전망이 크게 달라져 사실상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익희 건보공단 기획상임이사는 “해마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세우는데 국고지원금, 수가인상률 등 변동으로 인해 기존 예상과 차이가 난다”며 “특히 보장성이 낮은 우리나라는 변동성이 많아 내년에도 올해 전망과 다른 수치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또 올해는 2017년 대비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국고지원금 증가 등의 상황이 반영됐고, 급격한 고령화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 시행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채비율이 크게 늘고 있지만 10조원의 적립금으로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이사는 “공단은 지난 7년 동안 20조원의 적립금을 쌓았고, 국민들은 이렇게 쌓인 20조원의 적립금을 곳간에 쌓아두지 말고 보장성 확대에 사용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적립금의 절반인 10조원을 활용해 보장성을 확대하게 되면 자산은 감소하고 부채는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립금 사용에 따른 부채 증가는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적립금 사용금액 만큼 보장성이 확대돼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출 것”이라면서 “나머지 10조원 이상의 적립금을 2023년 이후에도 보유하면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서 10조원이라는 금액이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나, 10조 이상을 유지하면 예상하지 못한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2018년 기준 공공기관 평균 부채비율이 150%가 넘고, 기업은 200% 이상 되기 때문에 133%라는 수치가 절대 많은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재정안정성을 위해 보험료 인상, 국고지원 비율 증가, 지출 감소 노력 등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