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동물 구충제 펜벤다졸 ‘항암제’ 아냐”

약사회 “동물 구충제 펜벤다졸 ‘항암제’ 아냐”

기사승인 2019-09-23 10:35:07

펜벤다졸로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대한약사회가 주의 당부에 나섰다.

최근 개나 고양이에게 투약하는 펜벤다졸 성분 동물용 구충제를 섭취해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암 환자 커뮤니티·인터넷 영상매체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짐에 따른 대응이다.

해당 정보는 지난해 ‘네이처’에 실린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와 관련된 논문을 근거로 펜벤다졸이 비소세포성폐암·림프종·전립선암·췌장암·직장암 등에 치료 효과가 있고 암세포의 세포사멸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약사회는 펜벤다졸의 항암활성에 대한 일부 연구 및 복용사례가 알려졌지만 이러한 이유로 펜벤다졸을 암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항암활성에 대한 연구는 실험실적 연구나 동물실험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말기 암 환자 역시 펜벤다졸만 복용했던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펜벤다졸이 동물에게 투여할 때 타 약물보다 안정성이 우수하다고 하지만 사람에 대한 용법·용량이 검증된 약물이 아니고 범혈구감소증과 같은 생명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보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김성진 약사회 동물약품위원장은 “사람에 대한 효능·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단순히 동물실험 자료만으로 입증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험실 실험, 동물실험, 인체 실험 1상·2상·3상 임상시험을 거쳐 그 유효성과 안정성이 입증돼야 인체용 의약품으로 허가되는 것으로 허가 후 판매할 대도 지속적인 사용례를 추적·수집해 재검증을 거치는 등 신중하고 엄격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업 약사회장은 “말기 암 환자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암을 치료할 목적으로 동물용의약품으로 허가된 제품을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며 “아직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복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약국에서도 허가된 용법·용량 외의 판매는 하지 말아야 하며 소비자 또한 이러한 목적으로 구매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펜벤다졸은 개·고양이의 회충·십이지장충·편충·촌충 및 지알지아 등 내부기생충 감염의 예방 및 치료제로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 소·말·양·염소 등 산업 동물용으로도 쓰인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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