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연천에 이어 김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 한강 이남에서 ASF가 발생한 첫 사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김포 통진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모돈(어미돼지) 4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여 정밀 검사한 결과 ASF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양돈농장의 다른 방에서는 어미돼지 한 마리가 임신해 배가 부른 상태에서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돈 180마리를 포함해 돼지 1800마리를 사육하는 해당 양돈농장의 반경 500m 내에는 이 농장을 포함해 3곳에서 돼지 2700마리, 범위를 3㎞를 넓히면 총 8개 농장에서 약 3275마리를 사육 중이다.
농식품부는 발생농장으로부터 500m 이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를 살처분하도록 규정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OP)’보다 살처분 범위를 확대해 3km 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다.
김포 확진 농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파주 농장으로부터 약 13.7㎞, 연천 농장으로부터 45.8㎞ 각각 떨어져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병과 더불어 중점관리지역 6곳으로 지정된 지역에 해당한다. 때문에 중점관리지역에 대한 수위 높은 방역에도 불구하고 방역대가 뚫리면서 확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첫 확진 판정이 나온 17일 이후 23일까지 일주일 동안 여전히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 원인으로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남은 음식물을 먹이거나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을 다녀왔거나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이 지목돼왔다. 그러나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와 연천의 농장는 이들과 모두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김포 확진 농장 역시 모돈·자돈·비육돈을 함께 기르는 곳으로 야생 멧돼지를 막기 위한 울타리와 창문이 있는 축사다. 잔반 급여는 하지 않는다. 이 농장에는 태국인 근로자 2명이 일하고 있고 농장주 가족은 지난 7월 이후 해외여행을 다녀온 기록이 없다.
방역 당국은 올해 5월 북한에서 이 전염병이 발생한 후 북한과 접경지인 파주, 연천 등에서 발생 및 의심 신고가 들어오고 있는 점을 고려해 멧돼지나 감염 돼지의 분뇨를 통한 전염도 의심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는 중점관리지역 6개 지역 밖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모든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