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중3 임헌태군

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중3 임헌태군

기사승인 2019-09-27 00:14:00

중학교 3학년 임헌태군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9월15일 새벽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지난 21일 심장, 폐장, 간분할, 췌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7명의 생명의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가족들은 어린 임헌태군이 착하게만 살아왔기에 마지막 가는 길도 좋은 일을 하고 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장기를 기증해 7명에게 새사람을 선물했고, 조직기증으로 많은 환자들에게도 건강한 삶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사고 이후 가족은 점점 안 좋아지는 상태를 보면서 이대로 보내기에는 15살의 헌태가 너무 어리고 착하게만 살아왔기에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사고로 다쳐서 몸이 아픈 헌태에게 또 다른 아픔을 주는 것일까 고민을 했는데, 어린 나이에 떠나는 헌태의 몸 일부라도 어딘가 다른 몸속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이 기증을 결심하는데 큰 이유가 됐다고 한다.

기증자 임헌태군은 1남 1녀 중 장남으로 운동도 잘하고, 리더십도 좋아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았다고 한다. 집에서는 자기 할 일은 알아서 하는 든든하고 여동생과 사이좋게 지내는 착한 아들이었고, 나중에 검사가 되어 나쁜 사람을 잡고 착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임헌태군의 아버지는 “비록 중학교 3학년, 15살의 나이로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내야만 했지만,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속에서 다시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믿고 살아가겠다”라며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못 해준 것이 지금 와서 많이 후회다고 아픔으로 다가오지만, 언제나 너는 나에게 멋지고 자랑스러운 아들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중학생의 어린 나이에 가족과의 이별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며,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해주신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다른 이를 위해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 모두를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임헌태군이 남에게 선행을 베풀고 가는 사람으로 모두가 기억하길 바란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임헌태군은 지난 23일 친구들 50여명과 가족들과의 마지막 이별을 맞이하고, 부산 추모공원에 발인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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