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열린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참여 인원을 두고 논란이 삼일째 계속되고 있다.
주최측인 사법적폐청산범국민시민연대에 따르면 제7차 검찰개혁집회에는 최소 수십만명에서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같은날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서울성모병원 사거리부터 예술의 전당까지 8차선 도로가 참가자들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참가자 수를 두고 야당에서 ‘부풀리기’라며 맹폭에 나섰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의 시위대 인원 추산 방법인 ‘페르미 기법’을 이용하면 조국 지지 시위 참가 인원은 많아야 5만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시위대 점령 지대인 ‘누에다리~서초역’까지 길이 560m에 도로 폭 40m를 곱하면 총 2만2400㎡이 되고 3.3㎡(1평)당 앉은 사람이 5명 혹은 선 사람이 9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추산 인원은 3만3000명에서 5만명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또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위 참가 인원 숫자는 같은날 열린 서초구 서리풀 축제와 함께 추산됐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북한 열병식 10만명, 교황 방한 17만명 사진까지 비교하면서 ‘뻥튀기 보도’라고 열을 올렸다.
이에 100만명 참가 집회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원병묵 성균관 대학교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전날 집회면적, 군중 밀도, 동시 참여인원, 전체 참여인원, 유동인구 특성 등 5가지 요인을 토대로 100만명 참가 집회가 가능할 것 같다는 소견을 밝혔다.
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검찰청이 있는 서초역 인근 예술의전당 앞부터 가톨릭대학교 앞까지를 전체 면적으로 보면 전체 길이가 2km 정도다. 인도를 포함한 도로폭을 50m 정도라 가정하면 집회 면적은 대략 10만㎡정도”라며 페르미 추정법에 근거하면 “30만명에서 43만명까지 정도가 동시간 동안 집회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참여 인원이 밀도와 유동인구까지 고려하면 ‘30만명×α’로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고무된 반응을 내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확히 집계된 것은 아니지만 100만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인영 원내대표도 “100만 혹은 200만이라고 하는데 거기 함께 하지 못한 국민들 마음속 촛불까지 합치면 1000만일 수도 있고 2000만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참가자 수 추산을 밝히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집회 등 인원 관련해서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면서 “외국 대부분 국가도 집회 인원수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인원 공개 시 여러 논란이 야기될 수 있으며 인원 파악 목적 자체가 경찰 자체적으로 집회를 적절하게 대비하기 위함일 뿐 외부 공개 목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열린 촛불집회에서 주최 측과 참가자 수 집계에 차이가 나 편파 논란이 일자 집회 인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 2016년 이철성 전 경찰청장은 “주최 측은 집회가 끝날 때까지 종합해서 참가자 수를 추산하지만 경찰은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린 최절정 당시 인원을 산정한다”면서 “현장에 왔다 돌아간 인원은 치안 수요에 차이를 주지 않아 경찰 추산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왔다 간 경우를 고려하면 경찰 추산에 곱하기 3을 하면 얼추 전체 참가자 수와 들어맞겠다”고 부연한 바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