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데뷔조가 미리 정해져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자, 이 프로그램 진상규명위원회가 “출연자들을 향한 비난은 섣부르다”며 “제작진만의 내부적 사실 관계가 확인되고 좍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이돌학교’ 시청자들로 구성된 진상위는 7일 오전 낸 성명문에서 “언론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정자 논란이 있었고 금일 특정 출연자의 입장이 보도되기도 했다”며 “‘엠넷 투표조작’이라는 화제의 중심에 출연자들까지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중앙일보가 익명의 ‘아이돌학교’ 출연자의 말을 빌려 “‘아이돌학교’를 통해 최종 선발돼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으로 데뷔한 9명의 멤버 중 일부가 이 프로그램 촬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CJ ENM 측과 계약을 한 상태였다”고 보도한 데 따른 입장이다. 이 출연자는 또한 “예선에 3000명의 연습생이 참가했는데 실제 방송에 출연한 41명 중 37명은 예선을 거치지 않은 연습생들이었다”고도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Mnet ‘아이돌학교’에서 석연치 않은 결과로 탈락해 조작 의혹 불씨를 당긴 이해인도 SNS를 통해 프로그램 촬영 당시 갑작스럽게 미션 내용이 바뀌고 출연자들 중 일부만 전속계약서를 받는 등 불합리한 제작진의 개입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숙식 등 생활환경이 비인간적이었고, 자신은 아티스트 계약 후에도 CJ ENM 측이 약속한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진상위는 “프로그램 조작 의혹이 내정자 및 계약 논란으로까지 번져가면서 일부 출연자들에게까지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비난은 섣부른 판단”이라면서 “대부분 사회 경험이 많지 않았을 출연자들이 제작진으로부터 어떤 상황에서 무슨 내용으로 계약을 맺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vs 수혜자 관점에서 (조작 의혹을) 보는 것은 엠넷 투표조작 의혹의 실질적 주체가 가려지는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시청자와 출연 당사자들도 알기 어려웠던 제작진만의 내부적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Mnet과 CJ ENM 측을 향해 “상당한 의혹에도 책임감 없는 침묵으로 일관한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지금도 특정인들이 대신 상처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의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이런 현상에 대해서 최소한의 도의적 행동을 해주시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진상위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6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아이돌학교'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