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크리에이터 구도 쉘리가 온라인 라이브 방송에서 불법 촬영을 옹호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구도 쉘리는 6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이 즐겨 입는 브라톱을 한국 사회에서 일상복처럼 입어도 되느냐는 주제로 이야기하던 중, ‘브라톱 차림은 몰래 카메라에 찍힐 위험이 있다’는 시청자의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몰카 찍힐 수도 있지 뭐 어떻냐. 어떤 옷을 입었을 때 스스로가 켕기는 게 있기 때문에 몰카 찍히기가 두려운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자신이 당당하다면 몰카 찍히는 것에 왜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자기가 잘못한 게 아니지 않나. 자기가 파인 옷, 살 보이는 옷 입었다고 해서 남성들 접대하는 건 아니다. 음란한 의도를 갖고 입은 게 아니다. 스스로 결백하다고 생각하면 당당하게 입고, 몰카를 찍으면 찍는 대로 내버려 두면 된다. 초상권 침해는 법적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많은 한국 남성이 몰카를 찍거나 본다는 시청자들의 말엔 “한국 남자 전체 탓을 하지 말라”라며 “여러분 아버지, 오빠, 남동생들도 나가면 (몰카를) 찍는다는 말씀이냐”고 맞섰다.
일부 누리꾼이 몰카가 포르노로 소비된다는 점을 지적하자 “개인 소장하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져 논란이 일자, 구도 쉘리는 다음날 새벽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구도 쉘리는 “한국어에 대한 오해에서 생긴 일이다. 몰카의 의미를 축소해 받아들였다. 몰카를 누군가 동의 없이 나를 찍는 파파라치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자신의 발언은 ‘나를 보는 시선에 위축되지 말자’는 취지이며, 자존감을 강조하려던 의도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방송 후 찾아봤는데 몰카가 ‘리벤지 포르노’ 등을 의미한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죄를 옹호하는 게 아니다. 두려움과 공포에 구속될 때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자, 당당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독자 분들이 제게 ‘한국에 와서 체감한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수면 위로 드러난 몰카의 심각성을 체감한 점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사과에도 시청자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아이디 viole****은 “사람이 실수할 수 있다고는 쳐, 그동안 자신의 감정은 아주 사소한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강조했던 분이 타인의 감정에 대해선 아주 쉽게 말했다는 게 실망스럽다”고 했다.
아이디 T***은 구도 쉘리가 문제가 된 라이브 방송을 삭제했어도 누군가는 이 영상을 ‘구도 쉘리 논란’이라며 다시 업로드할 것이라면서 “몰카란 이런 것이다. 나의 의지가 아닌데도 나의 수치스러운 모습이 적나라하게, 어딘가에서 평생 떠돌아다니는 주홍글씨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도 쉘리는 호주 유학생으로 3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당당한 태도와 소신 발언으로 인기를 모았다. 지난달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세계지식포럼에도 참석해 강연하기도 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