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대구는 수구 도시” 발언 논란 여진 계속돼

민주당 의원 “대구는 수구 도시” 발언 논란 여진 계속돼

기사승인 2019-10-11 13:22:50

지난 1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의 “대구는 수구(守舊) 도시” 발언으로 불거진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1일 오전 ‘수구’란 단어가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20위 안에 들며 화제가 됐다.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대구시 국감에서 질의를 통해 “지난 5년간 대구시의 새마을장학금 지원액이 15억 6000만 원에 달하지만 대구시가 5년간 저소득층 자녀에게 지원한 장학금은 9억 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5년간 지원한 새마을장학금 중 절반이 규정과 달리 대학생에 지급됐다. 일반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의원은 “대구시와 대구시장이 광주시와 달빛(달구벌·빛고을)동맹을 맺고 지방 분권에 참여하는 등 영호남을 아우르는 행보로 호평을 얻고 있다”면서도 “이런 편파적인 내용 때문에 대구가 ‘수구 도시’라는 오명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의원의 ‘수구’라는 표현에 대구에 지역구를 둔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윤재옥(한국당) 의원은 “(김 의원 발언이) 대구시민들의 자긍심을 건드렸다.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을 존중해 달라”고 반발했다.

조원진 의원(우리공화당)은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대구에 왔으면 지역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며 “(김 의원이) 대구시민을 수구 꼴통이라고 했는데 나라 다 망친 것들이 어디 대구에 와서 이따위로 이야기하느냐”고 따졌다.

여야 의원들 간의 설전이 이어지자 감사반장인 민주당 전혜숙 행안위원장이 제지에 나섰다.

전 의원은 “여야가 모두 대구를 위하자고 한 말이다. 국회의원들이 상대 의원을 존중해야 한다”며 “김영호 의원이 ‘수구’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대구를 추켜세우는 의미로 들었다. 대구 출신 의원들이 너그럽게 받아주기 바란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인데 모양이 나빠지지 않도록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대구시 국정감사는 ‘수구보수 대구’가 쟁점이 되면서 중요한 현안들은 뒷전으로 밀려난 채 끝이 났으며, 이후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같은 날 대구지역 국회의원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김영호 의원의 ‘대구 수구도시’ 발언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김 의원은 ‘대구는 수구도시’, ‘보수나 새마을 같은 단어 말고 진보나 개혁, 혁신 같은 단어가 대구를 상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며 “진부한 이데올로기 논쟁이 일어나게 발언을 한 국회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당 의원이 대구를 수구도시라고 평가하는 것은 대구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견인한 새마을 운동과 그 성공조차도 철저히 폄훼하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또 “250만 대구시민의 자존심이 짓밟힌 망언을 규탄하며 김 의원은 당장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도 김영호 의원이 공식석상에서 ‘수구’라는 저렴한 단어로 대구를 비하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한 회원은 “이건 대놓고 분열정치를 하자는 것 아니냐”며 “광주시 국감장에서 한국당 의원이 ‘광주는 종북도시’ 이렇게 말했다면 광주시민들이 가만히 있었겠냐?”고 김 의원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포털에 “미치지 않고서야 국회의원이 국감 자리에서 어떻게 말을 저렇게 하냐”며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수구’라 말하는 건 대구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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