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 범인 “잠 못 자고 허위자백”…경찰 “고문 필요 없었다”

화성 8차 범인 “잠 못 자고 허위자백”…경찰 “고문 필요 없었다”

기사승인 2019-10-11 15:57:51

‘화성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56)가 8차 사건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과거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처벌받은 윤모(52) 씨는 경찰이 고문을 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윤씨 재심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11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30년 전의 반인권적 수사를 경찰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윤씨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했고 소아마비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해 변호인 조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윤씨에 따르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징역 5~6년, 10년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이것도 굉장히 큰 형벌이지만 당시 받았던 가혹행위나 고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씨는) 일단 이 순간만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윤씨가 허위자백을 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화성 8차사건은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화성시 진안동) 한 주택에서 여중생 박모 양(당시 13세)이 성폭행 당한 뒤 피살된 사건이다.

해당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복역 후 가석방된 윤씨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윤씨는 출소 후 사건 조사 당시 경찰이 쪼그려 뛰기를 시키고 잠을 재우지 않는 등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해왔다. 

윤씨의 2심 판결문을 보면, 그는 “이 사건 발생 당시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음에도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3심 모두 윤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8차 사건 발생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조사 결과 일부를 공개하며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에 따라 확신을 갖고 대상자(윤 씨)를 불러 조사했기 때문에 고문 등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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